홍콩언론 "중국, 유럽과 반미동맹 구상?…글쎄"

2018-07-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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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중국의 협력 대응 제안, EU가 거절"…한목소리 내기 힘들어

홍콩명보 "중국의 전략, 현실과 동떨어져"…EU, 중국에 훨씬 부정적

6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이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유럽연합(EU) 주요국들과 연대하려는 중국의 구상이 실현되기 힘들 것이란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은 EU 국가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반미 동맹'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보복관세로 미국과 유럽의 사이가 소원해진 틈을 파고들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홍콩 명보(明報) 등 주요 언론들은 중국의 이런 전략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U는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결정에 반발하고는 있지만, 중국의 폐쇄적인 시장이나 국가 영향력 확대 등 문제에 대해선 미국과 인식을 강하게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카린 크나이슬 오스트리아 외무장관과 만나 "중국과 EU가 자유무역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며 "중국은 현재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최전방에 서 있으며, 어느 누구도 등 뒤에서 몰래 화살을 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 부장이 언급한 ‘등 뒤에서 화살을 쏘는' 주체는 EU 주요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유럽과 연대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하려던 중국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U의 협조는 크게 바라지 않으니 중립만이라도 지켜달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어 SCMP는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EU가 미국에 대항해 중국을 지지하고, 중국 편을 들기를 바라고 있지만 EU는 이러한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면서 ”중국과 유럽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다른 성격의 사안을 두고 양측이 한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명보는 8일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은 중국과 ‘제도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유럽과는 ‘형제 사이의 분쟁’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설은 EU가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편에 서길 바라는 마음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에 가깝다고 꼬집으면서, “그동안 EU는 중국의 폐쇄적인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미국과 공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EU가 가진 중국에 대한 인식은 미국에 대한 인식보다 훨씬 부정적이고 각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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