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도 이제 후강퉁, 선강퉁을 통해서가 아닌, 중국 본토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터서 본토주식인 A주에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자본시장 개방에 더욱 속도를 내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는 모습이다.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는 8일 웹사이트를 통해 상급기관인 국무원이 최근 외국인의 A주 증권 계좌 개설을 한층 더 개방하는 내용의 정책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증권시보(證券時報) 등 현지 일간지가 9일 보도했다.
단, 외국인 노동자는 증감회가 증권 관리감독과 관련한 협력 협약을 체결한 한국, 일본, 호주, 미국 등 62개 국가및 지역의 국적으로 국한된다.
현재 중국은 ▲외국인 영구거류증, 즉 '그린카드'를 획득한 외국인 ▲중국 본토에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중국 본토증시에 상장시킨 외국인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회사에 근무하는 본토 체류 외국인 노동자에게만 중국 본토내 주식 계좌 개설을 허용하고 있다. 나머지 외국인 개인투자자들은 후강퉁·선강퉁을 통해서만 중국 상하이·선전증시 직접 투자가 가능했다.
증감회는 이번 조치는 외국인 노동자에 제공하는 스톡옵션을 늘려 더 우수한 인재를 중국 본토로 끌어모으는 한편 중국 자본시장을 개방해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미국에 이은 세계 2대 주식시장인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 열리게 됐다. 올 상반기 기준 중국 상하이 선전증시 시가총액은 49조7000억 위안(약 8300조원)에 달했다.
하오훙 보콤 인터내셔널 리서치 대표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이는 중국 당국이 더 많은 외국인이 본토 자본시장에 진입하길 원한다는 제스처를 보인 것"이라며 "또 최근 중국 주식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시장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얼마나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중국 본토 증권사를 통해 A주를 직접 거래하길 원하는지를 고려해 볼 때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달 3000,2900,2800선이 연달아 무너진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5일 종가기준 2733.88로 2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연중 최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실물경제가 둔화할 것이란 불안감이 증폭된 게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최근 들어 중국은 금융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며 더 많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달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에 대한 차익송금 한도, 보호예수기간 규정을 없애고, 외환헤지를 허용하는 등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앞서 5월부터 홍콩과 상하이·선전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선강퉁의 하루 거래한도를 네 배로 늘렸다. 오는 28일부터는 증권사의 외국인 투자지분 상한선도 기존 49%에서 51%로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