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그 동안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차익송금 한도나 보호예수기간 등에 대한 규제를 철폐했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외환관리국이 12일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에 대한 차익송금 한도, 보호예수기간 규정을 없애고, 외환헤지를 허용하는 등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고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관타오(管濤) 전 국가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장(司長·국장급)은 “QFII·RQFII 자본 유출입 규제를 완화한 것은 중국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 QFII 환율 헤지를 허용한 것도 국내 외환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QFII·RQFII 규제 철폐로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자유로운 자금 송출을 허용함으로써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금융시장으로 몰려올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현재까지 외국인 기관투자자자에 할당된 QFII 쿼터한도는 1500억 달러(약 162조원)에 달하지만 실제 투자를 위해 펀드를 만들어 심사비준을 받은 투자 한도는 5월말 기준 약 1000억 달러에 불과하다. RQFII도 19개 국가에 모두 1조9400억 위안(약 329조8000억원)을 할당했지만, 이중 3분의 1도 채 안되는 6200억 위안만 소진됐을 뿐이다.
이는 그만큼 QFII·RQFII에 투자 걸림돌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도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중국 본토주식 투자를 허용하는 후강퉁·선강퉁 채널을 많이 이용해온 것이 사실이다. 다만 후강퉁·선강퉁과 비교해 QFII·RQFII는 주식 뿐만 아니라 우선주·채권·펀드·주가지수선물·신주··거래소채권·자산유동화증권(ABS) 등에도 투자가 가능해 다원화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은 금융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5월부터 홍콩과 상하이·선전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선강퉁의 하루 거래한도를 네 배로 늘렸다. 또 증권사의 외국인 투자지분 상한선도 기존 49%에서 51%로 확대했다.
초상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후강퉁·선강퉁·QFII·RQFII 등을 통해 외국인들이 중국 본토에서 매입한 주식·채권만 4000억 위안어치에 달했다.
중국 본토 투자자의 해외 투자 규제도 차츰 완화되고 있다. 올 들어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 투자한도를 늘리고, 적격국내유한책임조합(QDLP)과 적격국내투자기업(QDIE)도 시범적으로 시행한 게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