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경신 행진이 6개 분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이 분전했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 경신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 영향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IT·모바일(IM)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을 2조3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분기(4조480억원)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올해 상반기 전략 제품인 ‘갤럭시S9 시리즈(S9, S9+)’가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기를 겪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 감소한 3억6000만대다.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디스플레이 분야는 올해 2분기 2000억원대 이익에 그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측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7100억원)의 8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LCD(액정표시장치) 물량 감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애플에 공급하는 OLED 패널 출하량이 줄어든 데다 중국발 LCD 공급과잉으로 패널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LCD TV 패널 평균가격은 6월 초 대비 3.54% 하락한 177.3달러(약 19만8000원)를 기록했다. 올 1월말 220.1달러였던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2월말 213.3달러, 3월말 205.1달러, 4월말 197.3달러, 5월말 187.4달러 등 내림세를 거듭한 바 있다. 연초와 비교해 보면 불과 6개월 만에 20%가량이 하락한 셈이다.
◆ “반도체·가전 사업 선전으로 우려보다는 나은 실적을 낸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15조원대의 영업이익으로 선방할 수 있던 이유로 DS 부문의 반도체이 꼽히고 있다. 이들은 올해 2분기 1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11조6500억원)보다 4000억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호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덕분이다.
CE(소비자가전) 부문도 가전제품 성수기를 맞아 호실적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로 직전 분기(2800억원) 대비 4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효과 등 각종 호재로 TV,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에서 고른 성적을 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갤럭시S9 판매 부진 영향으로 전사 영업이익이 15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도체 사업 선전으로 우려보다는 나은 실적을 낸 것"이라며 “TV 사업에서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판매량 호조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