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미국에 대해 먼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340억 달러 규모에 상당하는 상대국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오는 6일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은 미국과 중국 모두 6일 오전 0시(현지시간)부터 관세를 발효하기로 예고한 만큼, 미국보다 시차가 12시간 빠른 중국이 먼저 관세 부과를 개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담화문은 "일본 아사히신문의 중국의 '보복'관세가 미국보다 먼저 개시된다'는 보도를 확인했다"며 "중국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강조했듯이 절대 먼저 총알을 발사하진 않을 것이며, 미국보다 먼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제공격 가능성을 일축했다.
시차에 따라 중국이 미국보다 일찍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중국이 먼저 도발한 것처럼 되는 점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의 분수령이 될 6일이 점차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간 통상갈등은 더욱 고조되는 상황이다.
중국이 공격한 것은 미국 반도체 기업이다. 중국은 3일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의 중국내 반도체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앞서 대만 반도체 업체인 UMC와 중국 국영기업인 푸젠진화가 중국 푸저우 법원에 마이크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낸 소송에 대한 예비 판결 결과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렸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다.
또 중국은 자국민의 미국 여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달 29일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의 치안이 좋지 않다며 자국민에게 미국 여행 안전에 유의하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올렸다. 이로써 중국이 미국 관광의 '큰손'인 중국인의 미국행 관광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도 앞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대한 제재령을 내린 데 이어 이번엔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출을 불허하기로 하는 등 중국기업을 겨냥한 각종 제재조치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