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두 골 차로 뒤지며 벼랑 끝에 몰렸던 벨기에가 극적으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8강에 진출했다. 정신이 번쩍 든 ‘황금세대’ 벨기에의 폭발적인 공격력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역전승이었다.
8강행 문턱에 서 있던 일본은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 통산 세 번째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벨기에는 멕시코를 꺾은 브라질과 4강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힌 벨기에는 차례로 탈락한 독일,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스페인에 이어 대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벨기에는 일본을 상대로 고전 끝에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두고 체면을 차렸다.
벨기에는 전반 내내 일본 골문을 위협하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으나 골 운이 따르지 않아 소득 없이 0-0으로 마쳤다. 하지만 후반 들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일본이 후반 초반 연달아 2골을 터뜨리며 벨기에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일본은 후반 3분 만에 역습 상황에서 시바사키 가쿠의 침투 패스를 받은 하라구치 겐키가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벨기에 수비수의 안일한 수비가 만든 참사였다. 이어 4분 뒤 후반 7분 일본은 이누이 타카시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벨기에 골문을 또 한 번 흔들어 2-0으로 달아났다.
당황한 벨기에는 추격에 나섰으나 섣부른 공격으로 패스 미스를 속출했다. 벨기에는 후반 20분 마루앙 펠라이니와 나세르 샤들리를 교체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교케 카드는 완벽히 적중했다.
벨기에는 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얀 베르통헌의 헤딩 슈팅이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의 키를 넘기는 행운의 골로 연결됐다. 1-2로 추격에 나선 반격의 서막이었다.
5분 뒤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29분 에당 아자르가 크로스를 문전에서 펠라이니가 헤딩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극적인 2-2 동점. 벨기에와 일본은 몇 차례 공격을 교환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양 팀은 추가시간에 연장전을 준비하는 듯했다.
하지만 추가시간 4분, 일본이 프리킥 상황에서 혼다 케이스케의 무회전 슈팅이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트와의 선방에 막힌 뒤 예상치 못한 드라마가 펼쳐졌다. 벨기에는 곧바로 역습에 나서 순식간에 일본 진영까지 넘어갔다.
벨기에는 토마스 뫼니에가 문전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고, 로멜로 루카쿠가 뒤에서 쇄도하던 샤들리에게 공을 흘렸다. 샤들리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극적인 역전 ‘극장골’을 터뜨렸다.
벨기에는 짜릿한 역전승에 감격해 환호했고, 일본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경기를 마친 뒤 벨기에 선수들은 잘 싸운 일본 선수들을 일으켜 세우며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