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발빠르게 베트남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문화적으로도 유사하고 경제 성장 속도도 가파른 베트남이 은행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27일 베트남통신(VNA)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은 베트남우리은행에 대해 5개 지점과 사무소 1곳의 추가 개설을 허가했다.
개설하는 지점은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 하남성, 하이퐁시, 베트남 남동부 빈즈엉, 동나이 성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는 곳들이다. 사무소는 호찌민시에서 한인타운이 조성된 푸미흥에 자리를 잡는다.
베트남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1993년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호주 ANZ은행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면서 HSBC은행을 제치고 총자산 기준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베트남 1위 SNS 업체 'Zalo'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 협약을 통해 신한베트남은행은 Zalo 플랫폼을 통해 1억명에 달하는 사용자에게 다양한 디지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도 올 하반기 '베트남 1Q뱅크'를 선보일 예정이며 NH농협은행도 베트남에서 '올원뱅크' 출시를 위해 인허가 과정을 진행 중이다.
은행들이 베트남을 선호하는 이유는 베트남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산층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글로벌투자은행 HSBC는 베트남 중산층이 지난 2012년 1200만명에서 2020년 33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문화와 정서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도 베트남을 선택하는 이유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는 아시아가 129곳, 유럽이 22곳, 북미 21곳, 오세아니아 등 기타 지역이 13곳으로 아시아 편중이 심한데 다른 문화권에 비해 정서 차이가 적어 영업에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5일 '금융국제화의 현황과 과제' 세미나에서 "문화와 정서가 비슷한 인접국가에 우선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옳은 일이다"며 "문화적으로 유사한 것이 사업성공에 더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은 싱가포르 은행인 DBS는 전체 수익의 34%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데 이 중 18%가 홍콩에서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DBS는 중화권 문화, 영어 사용 등 자국과 유사성이 있는 홍콩을 집중 공략했으며 이게 성공하자 주변국으로 확대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