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 나흘째인 26일 국내외 전·현직 정치권 인사와 문화계·언론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부터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일본 자유당 대표,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 요미우리 신문그룹 대표이사 주필, 심대평 전 충남지사 내외, 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대사, 정두언 전 의원, 김병준 국민대 교수, 개그맨 김학래·임미숙 부부 등 각계 인사들이 줄줄이 빈소를 찾았다.
사실상 상주 역할을 맡아 조문객을 맞이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자와 대표는 눈물을 글썽이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내실에서는 15∼20분가량 있다가 갔다"며 "일본의 많은 정치인이 김 전 총리를 기리고 애도한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
개그맨·개그우먼 부부인 김학래·임미숙씨도 황망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러 고인을 추모했다. 이들 부부는 김 전 총리에 대해 "인간적으로 따뜻하고 자상했고 예술을 좋아하는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임씨는 "저한테는 장난치느라 항상 '까불아∼나와라∼' 하시던 기억이 난다"며 "소고기 튀김과 해삼요리, 짜장면을 좋아하셨고 사모님이 군만두를 좋아하신다고 항상 포장해 가셨다"고 전했다.
아우어 주한 독일대사도 고인의 영정사진 앞에서 고개 숙여 절했다. 아우어 대사는 김 전 총리의 친손자 등 상주들에게 "슬프시겠습니다. 수고하십니다"라며 우리말로 위로를 전했다.
정 전 의원은 "과거 이명박(MB)·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경선할 때 JP에게 '우리(MB)를 지지해달라'고 하니, JP가 '술을 한잔 사달라'고 했다"며 "저랑 술을 많이 마셨는데 좋으셨던 것 같더라. '다음 주에 또 만납시다'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현역 정치인 중에서 대표적인 'JP 사단'으로 꼽히는 한국당 정우택·정진석 의원은 나흘째 빈소를 지켰다.
김 전 총리 유족 측은 오는 27일 오전 6시30분 빈소에서 발인제를 지낸 뒤 1층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함께 나카소네 히로부미(中曾根弘文) 참의원이 아버지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를 대신해 조사를 읽는다.
이후 오전 9시 청구동 자택에서 노제를 지내고 서초구 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뒤 장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공주고등학교와 부여초등학교 교정도 잠시 들러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