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있고 검찰은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재차 반박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25일 A4 용지 4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왔다.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고급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은 이로부터 일주일쯤 뒤인 2009년 4월 22일 KBS에 보도됐다고 이 전 중수부장은 밝혔다.
이 전 중수부장은 보도가 나갈 당시 원 전 원장의 고교후배인 김영호 당시 행정안전부 차관 등과 저녁 식사 중이었고, 보도를 접한 뒤 욕설과 함께 원 전 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검찰이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게 하려고 여러 경로를 통해 그동안의 보도 경위를 확인해봤다”며 “그 결과 KBS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간 국정원의 행태와 SBS 보도 내용, 원 전 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볼 때 SBS 보도의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의 고가 시계 수수 관련 보도는 유감스러운 일이나 저를 포함한 검찰 누구도 이와 같은 보도를 의도적으로 계획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계 수수 보도를 자신이 기획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에도 '국정원 강모 국장 등 2명이 찾아와 원세훈 원장의 뜻이라며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거절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이 전 부장은 "만일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