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4)이 대선에서 압승했다. 이미 15년간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는 2033년까지 권좌를 지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24일(현지시간) BBC와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터키 국영 매체들은 이날 치른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53%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전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 무하렘 인제 의원(54)은 31%에 그쳤다.
CHP는 개표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선거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터키 선거위원회도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남부 우르파 지역의 선거 부정 혐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제 의원도 개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트위터로 지지자들에게 공정한 개표를 위해 자리를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터키는 지난해 개헌을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개정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다만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5년 더 재임할 수 있다. 이번 대선과 총선은 개헌 이후 첫 선거로 당초 내년 11월에 예정돼 있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일정을 앞당겼다. 이미 15년간 집권한 그가 이론상 오는 2033년까지 30년간 초장기 집권이 가능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