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차세대 성장동력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202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이 전망되는 전 세계 가정용 ESS 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에서 신제품을 선보인 것.
삼성SDI는 ESS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비롯한 신제품 출시로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21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EES(Electrical Energy Storage) 유럽 2018'에 참가해 '고전압 가정용 ESS 배터리 모듈'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기존 가정용 ESS와 비교해 높은 전압에 따른 우수한 에너지 전환 효율을 갖췄다. 기존 제품은 태양광 발전으로 생성된 고전압 전력을 ESS에 저장하기 위해 고비용의 주변 장치들이 필요했지만, 이 제품은 이런 단점을 대폭 보완했다.
실제 태양광 발전으로 생성된 전력을 가정에서 사용하려면 전류 변환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삼성SDI는 이번 신제품에 ESS 배터리 모듈의 전압을 높여 손실을 최소화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했다. 또, 지난해 출시한 제품과 비교해 에너지 밀도를 약 2배 높여 한층 진화했다는 게 삼성SDI 측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이처럼 1년 만에 에너지 밀도가 대폭 확대된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셀과 모듈 설계 기술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고전압 가정용 ESS 배터리 모듈에 적용된 배터리 셀의 크기 변경 없이 내부 소재 혁신을 통해 용량을 20% 이상 늘렸고, 모듈 설계도 최적화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의 고전압 가정용 ESS 배터리 모듈을 적용하면 태양광 발전기와 연계한 ESS의 가격을 낮추고 에너지 효율도 높일 수 있다”라며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유럽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높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차세대 성장 동력 ESS…선도 기업 위상 강화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ESS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굳혀, 회사의 성장 엔진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ESS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선도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B3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ESS 시장에서 삼성SDI는 점유율 38%로 1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ESS 전용 셀 △고용량 ESS △고출력 ESS △가정용 ESS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뵀다.
세계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 규모는 2020년 150억 달러(약 16조원)에서 2025년 292억 달러(약 32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이번 고전압 가정용 ESS 배터리 모듈 출시를 계기로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은 가정용 ESS 시장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률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B3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가정용 ESS 시장은 1259MWh 규모이며, 2020년 약 1889MWh로 연평균 15%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욱 삼성SDI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매년 혁신적인 ESS 배터리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삼성SDI에 글로벌 고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ESS 배터리 선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