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트럼프 '졌다'는 美 언론 비판...폼페이오 방중 "대화하자"

2018-06-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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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환구시보 "미국 언론, 북미정상회담에 침 뱉고 있다"

"북·미 협상은 장기적 과제, 중국과 북한에 좋으면 나쁜 일인가"

폼페이오 장관 방중 언급, "中 북핵 제 역할, 미·중 관계 개선 기대"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연일 사평을 통해 6·12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제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다. 

신문은 너무 많이 양보해 도널드 트럼프가 "졌다"고 비난하는 미국 내 여론이 역사적 만남에 침을 뱉고 있다고 비판하고 또 다른 사평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핵 관련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했다. 미·중 양국이 북한 문제 외에 많은 것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13일 '트럼프 졌다고 욕하는 美 여론, 수준 너무 낮다'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국가의 주류언론과 선거가 부여한 권리(대통령)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주류언론의 허세와 국가의 실질적 이익 사이에 거리가 생기는 것은 중대 이슈와 관련해 미국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내부 갈등을 자극한다"며 "이는 북·미 협상이 장기적 과제라는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미국 주류 언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 만남이 거둔 성과를 부정하고 북한이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과 북한이 원하는 한미 군사연합훈련 중단만 약속했다는 비난을 쏟아내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이 나오는 것은 미국이 당초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되지 않으면 보상도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를 냈고 트럼프 정부와 주류 언론과의 갈등 때문이지만 "북·미 협상을 이끄는 기어가 미국 국내 정치의 기어와 연결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북한이 반기고 중국이 지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과 북한이 기뻐함이 미국은 낙담하고 실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현재 미국 언론의 모습은 상대가 좋아하면 반대하고 상대가 싫어하면 밀어붙이는 인상을 준다"고 꼬집었다.

환구시보는 "협상은 최대 공약수를 찾는 것이지 모략과 위협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미 핵실험을 중단하고 핵실험장을 폐기했으며 반복적으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미국이 어떤 부분에서 '패배'한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신문은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명령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북한이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4일에는 사평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중도 언급했다. 

환구시보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한국 방문 후 중국으로 넘어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알리고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북핵뿐 아니라 대만, 남중국해, 무역갈등 등 대립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한반도 긴장국면 완화에 있어서 중국이 대체불가능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관국 사이에 이견이 존재한다면서 미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신문은 "미국은 중국이 적게 말하고 많이 행동하기를 바라는 동시에 북핵 문제에서 홀로 영향력을 발휘하길 원한다"면서 "중국의 대북제재도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으니 제재도 완화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없었다면 한반도의 정세 완화도 없었고 미래도 없다고 자평했다.

미국이 미·중 간 협상에서 더 개방적인 태도로 상호 신뢰를 높이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신문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문이 미·중 간 교류의 기회를 줬다"며 "양국이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일 한국에 도착했다. 1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다.

방한한 폼페이오 장관은 "2년~2년 반 내에 북한 주요 비핵화 과제를 달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한 비핵화 관련해 일련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1년 1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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