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심포지엄이 2018년 6월이 아니라 2008년 6월에 열렸어야 했다. 10년 사이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세계 드론산업의 90% 이상을 장악했다."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드론산업발전 심포지엄'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입법 준비 중인 '드론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일부를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국토부는 드론산업을 오는 2022년까지 1조4000억원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드론산업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시범사업에만 머물러 있어 일상 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에 활용 방법을 모색하고자 이번 심포지엄이 마련됐다.
국토부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드론산업을 4조4000억원까지 키우고, 사업용 드론 5만3000대를 상용화하는 동시에 국내 드론산업의 기술경쟁력을 세계 5위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드론은 첨단 기술의 복합체다. 제작부터 활용까지 물류·항공·도시개발·측량 등 모든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잘 진행된다면 교통 인프라 등을 통한 도시 발전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현종 국토부 항공정책관도 '드론산업의 전망 및 정책과제' 발표에서 "국내 드론산업은 기술 측면에서 우수하지만 가격 면에선 비교열위에 있다"며 "현재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드론이 800여대다. 이것을 2021년까지 4000대로 늘려 초기 시장을 견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드론 전용비행시험장은 강원 영월군, 충북 보은군, 경남 고성군 등에서 운영 중이다. 이에 국토부는 연내 2곳을 더 선정해 인프라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국토부는 지난 2월 공공분야 국산 드론 우선 구매를 위해 중소기업 경쟁제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드론산업 가운데 서비스 시장이 제작 시장에 비해 8.5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아직 국내에선 이미 제작된 드론을 구매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며 "서비스 측면에서 드론산업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면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소비자에게 맞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지자체가 드론 관련 산업 유치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맞게 특성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강창봉 한국안전기술연구원 무인항공연구실장은 "3년 전 시범사업을 진행할 때부터 많은 지자체가 관심을 가졌지만 모든 지자체가 같은 모델을 가져갈 순 없다"며 "바닷가 지역에서는 해양 드론을 활용하는 등 각자 특성화된 부분에서 지자체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원만 국토부 첨단항공과 과장도 "관할 지역 내 공장 오염물질 배출이나 불법주정차를 단속하는 등 지자체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분야에서 드론산업을 키운다면 그들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기업 진출의 우려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진정희 엑스드론 대표는 "드론산업은 많은 자본과 인력이 투자돼야 산출물이 나오는 분야"라며 "대기업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대기업들이 투자 대비 성과를 원하는 단순 논리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진정성을 갖고 투자를 해야 글로벌 스타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송용규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현재 드론 관련 인력은 조종자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단순 조종 기술은 곧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다. 장거리 비행과 임무수행, 관측 등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