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자와 유니온페이 등 해외 카드사가 이용 수수료율 인상을 일방 통보하는 등 비용 부담을 국내사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이용 수수료란 국내 카드 회원이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다. 이와 관련한 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2016년이다. 그해 5월 비자카드는 국내 8개 카드사에 해외 결제 수수료율을 1.0%에서 1.1%로 올린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어 10월 국내 카드사 8개 업체는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카드업계는 비자카드가 우월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수수료 인상을 강행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공정위는 비자카드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분위기를 나타내듯 최근에는 비자카드뿐 아니라 유니온페이도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상에 가담했다.
유니온페이는 입지를 넓히기 위해 해외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아오다가 2016년 12월 수수료 책정은 물론, 기존 0.6%에서 0.8%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유니온페이 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지만 아직 계획 철회에 대한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 유니온페이를 공정위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 사용 금액은 171억1000만 달러(약 18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20%가량 상승한 수치다. 국내 카드사의 수수료 부담도 함께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 카드사의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상 통보에 국내 카드사들이 항의하면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공정위 제소 결과가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해외 브랜드들의 태도가 더욱 고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나 정부에서 나서주지 않는 이상 해당 금액을 소비자에게 부담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밖에 없어 고민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