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세계 국가들 중 가장 넓은 영토를 자랑한다. 중국에 자리를 넘겨주기 전까지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국가들 가운데 한 곳이었다. 한동안 경제난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민간소비와 투자 회복 등으로 경제 성장세에 있다. 우리나라의 제4위 의료관광 대상 국가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주요 거점도시이지만 보건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하바롭스크주의 의료관광 개척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 한국의 제4위 의료관광 대상국
2016년 기준 러시아 입원환자의 평균 재원일수는 13.1일로 일반적 외국인환자(9.2일)보다 길다. 같은 시기 러시아 환자가 지불한 총 진료비는 870억 원이며, 이 중 입원환자가 434억여 원을 지불했다.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약 341만원으로, 그해 외국인환자가 쓴 236만원과 비교해 44%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서울시는 타 국가보다 체류일이 큰 폭으로 높은 러시아 의료관광객을 상대로 치료만이 아니라 웰니스 및 관광분야를 소개, 넓은 의미에서 의료관광객 유입 차원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 정부가 '신동방정책'을 통해 최우선 발전과제에 포함시켰으며 지정학적 중심지인 극동지역 하바롭스크주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 우수 의료상품 글로벌시장 집중
서울시는 서울관광재단 및 국내 총 10개의 민간 의료·유치기관과 러시아 극동 요충지 하바롭스크에서 5월 16~17일 설명회를 개최했다. 참가기관은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경희의료원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신촌) △순천향대학교 부설 서울병원 △우리들병원 △중앙대학교병원 △나이스메디 △EMS 등이다.
현지 의료관광업체 베르날(VERNAL)의 코네브 알렉산드르 대표는 "서울의 의료기술이나 상품, 서비스 질은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동등하지만 가격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졌다. 또 도시간에도 문화적 이질감이 적어 매력적인 시장으로 비교 우위에 있다"고 전했다. 인테르팍스(Interfax)사 아오렌코 발렌티나 국제부장은 "한국은 해외의료관광 선호 국가로 인지도나 만족도 모두 꾸준히 상승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개별미팅을 통해 상담 123건을 진행하고, 환자 송출 등 계약 6건이 추진됐다고 알렸다. 주립 건강검진센터와 2건의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국립 암센터와도 2~3건의 성과가 구체화 단계에 있다. 서울관광재단 이준 본부장은 "러시아 의료관광객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서울의료관광 극동 전역에 확산 기대
방문단은 주립 건강검진센터 '비베야(Viveya)'와 국립 암센터 등 하바롭스크의 주요 의료기관을 찾아 교류를 추진하는 등 실질적 모객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썼다. 비베야 소속 하르첸코 이리나 매니저는 "1932년 설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주정부의 보건부 산하로 운영 중이다. 연평균 외래환자 수는 3만여 명에 안과, 치과, 외과, 피부과, 부인과 등 18개 진료과목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곳에서는 135명의 전문의가 활동 중이다. 하바롭스크주 뿐만 아니라 극동지역의 환자들이 거주지에서 진단명을 판정받지 못한 때 주로 내원하고 있다. 국립 암센터의 경우 300병상 규모로 2003년 문을 열었고, 57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과거 악성암 발견율이 57.7% 수준에서 2017년 기준 85%까지 끌어올렸다. 작년 246명의 암환자가 완치됐으며 2명 중 1명(53.4%)이 5년 이상 생존했다.
하바롭스크주의 체계적 의료관광객 수요 분석으로 중장기적 네트워크 활성화를 꾀할 것이란 서울시 김태명 관광사업과장은 "시는 2008년부터 해외환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서울의 의료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향후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의료관광 목적지로서의 서울 이미지가 제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