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부동산 매매시장이 침체 중인 가운데 서울 강동구 일대에는 때아닌 훈풍이 불고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되면서 강동구 일대 중개업소에 아파트 가격을 묻는 문의전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덕역 인근에 위치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면적 97.26㎡가 한 달새 1억원 가량 오른 15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고덕역이 5·9호선 환승역으로 바뀌게 되면서 인근에 위치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가 가장 큰 수혜를 얻게 된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전용 97.26㎡를 14억원에 거래했다. 지난해 10억3500만원에 거래됐던 매물이 올해 들어 3억원 가량 올랐고 최근들어 1억원 더 높게 매물이 나온 셈이다"면서 "호재 발표가 나면서 매도자들 문의가 많다.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에 매물을 집어넣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매수자들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고 말했다.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은 오는 10월말 개통을 앞둔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길동생태공원과 한영고등학교, 고덕역을 경유해 고덕강일1지구에 이르는 3.8km, 4개역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지하철이 개통되면 서울 동쪽 끝에 위치한 강동구에서 강남권으로 30분 내에 이동가능하다.
그동안 강동구가 서울 중심부로부터 동쪽에 치우쳐 있고 교통이 다소 불편하다고 지적되면서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은 구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이번 호재가 집값 상승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면서 특히 내달 분양이 예정된 고덕자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덕자이는 총 1824가구 가운데 864가구를 일반공급한다. 업계에선 3.3㎡당 평균 분양가가 2300만원~2500만원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동구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가 지난해 4월 1899만원에서 올해 4월 2384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하철 9호선이 강남과 여의도를 관통하는 골드라인이기 때문에 그 호재가 집값 상승을 이끄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서 "특히 철도개통은 도심보다 외곽 지역에 영향을 많이 주는데 4단계 연장 노선이 개통되면 강동구와 하남시 집값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개통되기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세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예비타당성 검토 후 사업 절차가 여섯 단계가 남았다. 이르면 2028년에나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기대감이 반영돼 당장 집값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철도 관련 공사는 중장기적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