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 동대문동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는 영화 ‘안녕, 나의 소녀’(감독 사준의·수입 배급 오드AUD) 주연배우 류이호의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영화 ‘안녕, 나의 소녀’는 우연히 1997년 학창시절로 돌아간 소년 정샹(류이호 분)이 첫사랑 은페이(송운화 분)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지난 16일 개봉 이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를 잇는 ‘대만 첫사랑 3부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류이호는 “팬미팅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됐다. 도착하자마자 공항에 많은 팬들이 와계시더라. 오랜만에 보는 분들도 많아서 반가운 마음이었다.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된 느낌이었다”며 한국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영화 ‘안녕, 나의 소녀’ 프로모션 차 한국을 찾은 류이호는 3일 동안 홍보 일정을 소화할 계획. 네이버 V앱, 국내 기자회견, 라디오 방송 등 빠듯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류이호는 “영화 속 3일도 짧지만, 한국에서의 3일은 더 짧은 것 같다. 시간이 없어서 팬분들과 만나 마음을 교류할 시간이 없었다. 또다시 한국을 찾아 팬분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남다른 팬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극 중 30대에서 10대로 돌아간 정샹을 연기한 류이호는 “1997년 당시는 11살이었다.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기억나는 게 많지 않다. 그럼에도 제게 인상 깊게 남아있는 건 대만가수 장위셩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거다. 병원에 혼수상태로 있을 때 팬들이 기도하며 그의 회복을 바랐다. 또 다마고치나 오락기 등도 그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어릴 때 많이 봤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것들을 보며 추억에 빠졌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샹 역을 위해 사준의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17세의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해야 할지, 31살의 마음가짐으로 연기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감독님께 물어보니 ‘어차피 31살의 정샹이 과거로 돌아온 것이기 때문에 너무 어른스러워도 너무 어려도 안 된다’고 하셨다. 적당한 선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실제 류이호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그는 “수줍음이 많은 학생이었다”고 자신을 설명, “고등학교에 다닐 때 맞은편에 여학교가 있었는데 여학생들을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였다. 매일 땅만 보고 다녔다”고 덧붙여 웃음을 유발했다.
영화 속에서 문밴드의 기타리스트로 활약한 류이호는 실제 대만에서 밴드 활동 중이라고. 그는 자신을 기타리스트라고 소개하며 “노래를 잘 하지 못하는데 영화 속에서 장위셩의 ‘널 잊을 수 없어’라는 곡을 솔로로 부른다. 부담감이 엄청났다. ‘내가 노래를 조금만 하고 다른 목소리로 덧입혀주시면 안 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부담감도 컸지만 잘 해야겠다는 마음에 따로 교습도 받고 열심히 찍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류이호는 “안녕하세요 배우 류이호입니다”, “감사합니다” 등 유창한 한국어로 취재진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관해 류이호는 “한국어 개인 교사가 있다. 요즘은 촬영이 바빠서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하지만 한국친구, 선생님과 소통하고 있다. 중간중간 짬이 날 때마다 페이스타임이나 라인, 카카오톡 등을 주고받는다”며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또한 그는 한국 작품들에도 많은 관심이 있다며 한국영화·드라마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박보검 씨가 출연한 ‘응답하라 1988’을 다 봤다. 저보다 어머니께서 드라마의 광팬이다. 제게 ‘드라마를 꼭 보라’며 추천해주셨다. 개인적으로는 ‘별에서 온 그대’나 ‘태양의 후예’를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본 한국영화는 ‘신과함께-죄와 벌’이었다”며 “당시 운동을 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영화관에 갔는데 ‘신과 함께’가 너무 슬프더라. 너무 많이 울어서 이게 땀인지 눈물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땀을 닦으려고 가져간 수건으로 눈물을 계속 닦았다”는 일화를 전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한국 작품을 관심 있게 본 류이호인만큼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한국배우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그는 “남자 배우는 김우빈, 김수현과 여자 배우는 전지현과 작업해보고 싶다. 특히 전지현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때부터 팬이었다”고 거들었다.
최근 국내에서는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등 대만 청춘 영화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류이호 역시 ‘안녕, 나의 소녀’ 흥행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며 “이 영화를 통해 다른 작품들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20만 관객을 돌파하면 다시 한국을 찾아오겠다”며 “한국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깜짝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는 류이호에게 “본격적 한국 활동 계획”을 묻자, 그는 “당연히 활동 생각이 있다”고 답하며 “그렇지만 제 한국어 실력을 더 향상해 와야 할 것 같다.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예능이나 드라마 촬영에도 관심이 있다. 만약 한국어를 못 해도 괜찮은 역이 있다면 소개해주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