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째 공석인 대우건설의 신임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내정 단계부터 잡음이 크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와 노조가 한치의 타협도 없이 연일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대우건설은 대외적 신뢰도 향상과 경영 정상화, 제값 매각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순조로운 게 없다.
23일 대우건설 등에 따르면 사추위는 지난 18일 열린 위원회에서 김형(62) 전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부사장)을 신임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내외부인사 38명의 지원자 중 4명으로 압축시켰고, 이날 김 후보자를 사실상 내정한 것이다. 지난 33년간 국내외 건설현장 등을 거친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사추위는 사내 홍보라인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뇌물공여와 관련해 검찰 조사는 받았지만 무혐의가 인정돼 기소사실이 없었었으며, 삼성물산에 몸담았을 땐 전결 책임자가 아니었다고 알렸다. 또 2015년 포스코건설로의 이직은 '낙하산'이 아닌 공식적 스카우트 제의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노조는 재차 성명을 냈다. 공직자에게 뇌물을 상납하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구속수감됐던 건 사실이고, 김 후보자가 사추위에 낸 이력서를 보면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때 Civil(토목)사업부 부사장으로 국내·해외사업을 총괄했다고 적어 해명이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 측은 "사추위에서 추천한 김형 후보는 대우건설 수장으로 자격도 없고, 그 과정 또한 밀실야합으로 진행 중"이라며 "산업은행과 사추위가 무자격자를 끝까지 감싸면서 사장으로 선임을 강행하면 법적 절차도 밟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