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 LG그룹을 이끌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을 지원할 회사 내 6인의 부회장도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LG가(家)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새로운 총수로 등극한 구 상무가 아직 40대이기 때문에 경륜이 높은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에도 구 회장 등 가족뿐만 아니라 그의 회사 선배에게도 도움을 구하는 데 주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40대 총수’ 구 상무를 지원사격할 전문경영인으로는 '6인 부회장단'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LG그룹은 총수를 비롯해 현재 7명의 부회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총수와 LG가인 구본준 부회장을 제외하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 등이 남는다.
모두 '60대 원로'들이다. 최근 재계 전반의 세대교체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랜 현장근무와 진두지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지난해 말 인사에서 모두 자리를 지키거나 승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 상무가 사업부문별 현장 경영에서는 6인의 부회장들에게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찌감치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올해 만 40세로 비교적 젊은 데다 그룹 내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구 상무 내달 사실상 총수 역할 물려받아... 측근 역할도 커질듯
6인 부회장의 역할은 당장 내달부터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구 상무가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돼 사실상 총수 역할을 물려받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 중에서도 하 부회장과 조 부회장의 역할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그룹에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구 상무와의 인연도 깊다.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하 부회장은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다.
게다가 2006년 ㈜LG의 시너지팀장(부사장) 재임 시절 구 상무를 휘하에 두면서 긴밀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여기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 등을 두루 거치면서 사업구조 고도화와 각 계열사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출중한 능력도 보여줬다.
하 부회장뿐만 아니라 조 부회장도 평소 구 상무와 교감이 있었다. 구 상무가 2006년 LG전자 대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LG전자 미국법인과 창원사업장 등에서 근무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구 상무와 인연이 조 부회장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에서 '고졸 신화'로 유명한 조 부회장은 최근 가전 부문을 중심으로 LG전자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밖에 구 상무의 현재 직책인 ID 사업부를 총괄하는 권순황 B2B사업본부장(사장)이나 과거 미국법인 근무 당시 친했던 동료들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와병 중이던 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총괄 경영을 맡았던 구 부회장은 당분간은 과도체제에서 구 상무에게 '조언자'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계열 분리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