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부양책인 '하이난 프로젝트'를 눈여겨보면 돈 되는 주식을 고를 수 있다고 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는 오는 6월 중국 A주(내국인만 거래를 허용해온 주식)를 편입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통해 늘어나는 외국자본이 하이난 프로젝트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새로운 실크로드를 구상하면서 내놓은 일대일로 정책에서도 무역·금융·관광을 중심으로 자유무역항을 건설하는 하이난 프로젝트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사업이다.
당장 하이난 싼야 면세점에 들어가 있는 국내 관련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구체적으로는 아모레퍼시픽(헤라·라네즈·설화수·이니스프리)과 LG생활건강(후·숨), 리더스코스메틱(리더스), 에이블씨엔씨(미샤), 에스디생명공학(에스앤피), 제이준코스메틱(제이준)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관광은 중국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내수부양책이 탄력을 받는다면 싼야 면세점에 입점한 기업을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 시범단계, 2025년 초보단계를 거쳐 2035년까지 하이난을 전면적인 자유무역항으로 만들기로 했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나와 있다. 무역·투자 자유화를 실시하고, 금융이나 의료, 인터넷, 해운도 개방해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도 새로 만들고, 59개 주요국에 대해 비자 면제를 실시한다. 세계적인 대형 호텔을 유치하는 한편, 경마와 스포츠 도박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 관련업계에서도 여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CI 신흥시장지수가 중국 A주를 담으면 들어올 것으로 추산하는 외국자본은 초기에 20조원 안팎이다. 이에 비해 여러 단계로 나뉜 편입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면 외국자본 유입이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수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서도 자유롭다. 그만큼 내수시장이 탄탄하다. 올해 1분기 중국 경제성장에서 내수가 차지한 비율은 77.8%에 달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19%포인트가량 늘었다. 싱즈훙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소비는 최근 5년 동안 경제성장을 이끈 가장 큰 엔진"이라고 자평했다.
중국은 2020년과 203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목표치를 각각 1만달러와 2만달러로 잡고 있다.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은 강력한 내수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선영 연구원은 "하이난 프로젝트는 돈을 중국 밖으로 나가서 쓰지 말고 안에서 쓰라는 것"이라며 "국내 면세점과 항공, 관광업계가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