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에서 한 여성이 남자친구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데이트 폭력'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9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연인인 B씨에게 작년 7월부터 1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앞서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 사실의 글과 함께 온몸에 피멍이 든 사진을 게재했다.
현재 A씨 사연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A씨 사례를 비롯한 데이트 폭력의 빈도가 늘고 있고, 행태도 점점 잔혹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실제로 데이트 폭력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는 △2014년 6675명 △2015년 7692명 △2016년 8367명 △2017 1만303명으로 매년 늘었다. 이 수치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데이트 폭력은 연인 간에 발생하는 특수성 때문에 외부로 알려지기 쉽지 않다. 연인 관계다보니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손찌검에 대해 즉각 대응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참고 넘어가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연인 간의 관계에 타인이 개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점도 한몫 한다. 피해자의 적극적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도움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처럼 데이트 폭력은 피해자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장치가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사회학 전문가는 "데이트 폭력은 사소한 다툼, 언어폭력 등으로부터 시작해 정도가 점점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연애 초기 단계부터 상대의 가해 징후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또 폭력의 재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피해자들은 '다음엔 안 그러겠지'라는 생각 자체를 가지면 안 된다. 가해자가 폭력의 타성에 젖을 수 있고, 폭력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트 폭력의 범죄 수위가 높아지는 데 비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준이 미미한 점도 개선돼야 한다"며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해자의 가해행위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가 보다 엄중한 처벌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