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잘나가던 제약·바이오주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품업종지수는 4일 기준 1만2162.89로, 한 달 전보다 9.1%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4일 하루 만에 8% 가까이 하락한 35만9500원을 기록했다. 52주 최고가(4월 10일 60만원)에 비해서는 40%가량 빠졌다. 이런 여파로 셀트리온(-7.75%)이나 신라젠(-10.46%) 같은 다른 제약·바이오주 주가도 이달 들어 줄줄이 미끄러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단기에 잦아들기 어렵다.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의혹을 놓고 치열한 법리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본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박했다. 사측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반영했고, 분식회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악재는 이것만이 아니다. 얼마 전 금감원은 회계감리 대상 190곳을 발표하면서 바이오업체 10곳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제약·바이오주가 한동안 조정 국면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다.
다수 증권사도 신뢰를 줄 만한 보고서를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주관했던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만 이번 논란 이후에도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일정액 이상으로 과징금을 부과한다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까지 진행할 경우에는 거래정지가 이뤄질 있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시나리오별로 투자의견을 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태가 빠르게 수습된다면 투자의견을 유지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하향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에서 벗어나 있는 제약·바이오주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김미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구개발비를 대부분 비용처리하는 한미약품이나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같은 제약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