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압박 주문에 中 '균형' 강조…역할론 피력한 듯

2018-05-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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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양제츠 통화, 한반도 문제 논의

美 "북 위협 대처" VS 中 "쌍궤병행 견지"

한반도 비핵화 과정 각국 균형 관철돼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사진=연합뉴스·신화통신 제공 ]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이 중국 측에 대북 압박 기조에서 이탈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암시를 건넸다.

중국은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협정 동시 추진)'을 재강조하며 한반도 정세 변화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6일 미국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는 전날 이뤄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양제츠(杨洁篪)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의 통화 내용을 전하며 미묘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두 사람은) 양국 및 역내, 전 세계에 걸친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며 "특히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의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북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중 관계 개선이 절실한 중국이 대북 압박 대열에서 이탈해 제재 완화 등에 나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중국이 제안한 '쌍궤병행' 노선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과 양제츠 위원의 통화 내용을 소개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을 원하며 쌍궤병행에 따라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국의 안전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관철돼야 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한반도와 중국의 항구적인 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북핵과 관련한 직접적인 당사국임을 다시 한번 천명하며 비핵화 프로세스에 중국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중 간 무역갈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양제츠 위원은 "현재 미·중 관계가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며 "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이 합의한 내용을 적극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층을 중심으로 경제·무역 등 문제에 대한 소통을 강화해 각자의 핵심이익을 존중하며 갈등을 적절히 처리해 나가야 한다"며 "양국 관계가 정확한 궤도를 따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세계 최대의 경제체인 미·중 간 협력의 잠재력은 거대하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중시하며 밀접한 소통과 조화를 바란다"고 회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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