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군사 대결 종식이 선언됐다. 당초 예상한 수위를 한참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런 분위기는 남북 군사실무회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남북은 우선 내달 중으로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공동선언문’을 통해 남과 북이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실 이런 의제는 2000년과 2007년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진행된 국방장관회담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이다.
그러나 합의는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 대내외적인 상황으로, 남북 관계가 꼬일 대로 꼬였던 탓이다.
반면 이번에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남과 북이 합의된 사항을 실제로 이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따라서 앞으로 개최될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선 이번 합의 내용을 번복할 수 없도록 세부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무리가 없으면서도 남북이 곧바로 이행할 수 있는 의제로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상, 남측 합참의장과 북측 총참모장 집무실에 직통전화(핫라인)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 꼽힌다.
NLL과 DMZ의 남북 군 지휘관 간 직통전화를 개통하면 훈련 상호 통보와 정보 교환 등으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할 수 있고, 상호 불신과 적대감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2004년 남북은 경의선 철도·도로 구간에 매설된 통신선을 증설,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와 북측의 남포 서해함대사령부를 연결하는 통신선로를 마련하기로 합의하고 팩스 1회선을 설치한 바 있다.
국방장관회담 정례화와 관련해서도 이변이 없는 한 시기·장소·형식 등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발 더 나아가 상시로 군사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가동 논의도 점칠 수 있다.
군사적 긴장감이 없는 DMZ 본래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중화기를 후방으로 철수시키거나 남북 감시소초(GP)를 조정하는 방안의 논의도 유력하다.
애초 유엔군사령부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이곳에는 무장병력과 중화기를 투입할 수 없다.
엄격히 따지면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남북은 DMZ 안에 GP를 각각 60여개, 160여개 설치하고 중화기를 반입해 서로를 겨누고 있어 DMZ는 사실상 군사대결의 장으로 변질된 상태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와 관련,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된다면 여러 난제가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