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마진 5%만 남긴다" 中 샤오미의 독특한 비즈니스

2018-04-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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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대신 인터넷서비스 수익창출 자신감

'가성비' 내세운 '짝퉁 애플' 샤오미…기업가치 1000억달러 공룡으로 성장

5월 홍콩서 글로벌 최대 IPO…레이쥔 회장 중국 최대 부호되나

25일 후베이성 우한대에서 열린 샤오미 신제품 발표회에서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지난 25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대학교 캠퍼스에서 열린 중국 토종스마트폰 기업 샤오미(小米)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회. 이날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은 최신 스마트폰 모델 ‘미6X’를 발표했다.

샤오미에 따르면 '미6X'는 풀HD+(1080 x 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5.99인치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660, 전후방 2000만 화소 인공지능(AI) 카메라, 유광등, 4GB/6GB 램, 64GB/128GB 스토리지를 탑재했다. 가격은 1599위안부터다. 린빈(林斌) 샤오미 총재는 “이는 오포 R15와 비보 X21과 사양이 거의 비슷하지만 가격은 절반”이라고 가성비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시장이 더 관심을 기울인 건 레이쥔 회장의 ‘폭탄’ 발언이었다.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이 회장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방면에서 마진율을 앞으로도 영원히 5% 이하로 남기겠다”며 “5%를 넘는 마진은 고객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하드웨어는 고객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게이트웨이일 뿐"이라며 "이는 샤오미가 '모두를 위한 혁신'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마진은 5%만 남긴다" 샤오미 특색 비즈니스  

사실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업 회장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믿기엔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의 말대로라면 200달러 짜리 스마트폰을 팔아서 최대 10달러 순익만 남기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애플과 삼성은 스마트폰 1대 팔 때마다 평균 151달러, 31달러 순익을 남겼다.

이는 샤오미의 비즈니스 모델이 하드웨어로 돈을 버는 게 아닌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서비스에서 주요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만큼 향후 인터넷 사업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셈이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이를 '레이쥔 회장 특색의 비즈니스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에 따르면 지난해 연 매출 1000억 위안 중 약 70%가 스마트폰·가전제품 사업에서 창출됐으며, 나머지 30%만이 동영상, 핀테크, 게임 등 인터넷 서비스 사업에서 창출됐다. 하지만 올해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가성비' 자랑하는 '짝퉁 애플' 샤오미 

우한대 컴퓨터학과 출신인 레이쥔 회장은 2010년 4월 불혹을 넘긴 나이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로라 출신 엔지니어·연구원 7명과 샤오미를 세웠다.  레이 회장이 창업한 동기는 중국산 제품에 따라다니던 '저질', '저가', '짝퉁'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샤오미가 내세우는 모토도 '고객 감동과 착한가격(感動人心, 價格厚道)'이다.

샤오미가 2011년 처음 발표한 스마트폰 '미1'는 실제로 '대륙의 실수'라 불릴 정도로 높은 가성비를 자랑했다. 퀄컴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S3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반면 가격은 1999위안으로, 수입산 안드로이드 폰의 절반이었다. 미1은 예약 34시간만에 30여만개 예약주문량이 폭주했다. '짝퉁 애플'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지만 샤오미는 짧은 시간내 무시무시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샤오미의 위력에 반한 퀄컴도 샤오미에 칩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투자에도 참여했다. 2013년엔 구글 안드로이드 모바일 부분의 총책임자 휴고바라 부사장이 샤오미로 이직해 화제가 됐다.  2015년 샤오미는 애플, 삼성을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위기를 기회로···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

물론 샤오미에게도 굴곡은 있었다. 2016년부터 주춤한 샤오미는 화웨이, 오포, 비보에 밀리며 5위권까지 순위가 밀려났다. 

그때 샤오미가 눈을 돌린 곳은 인도다. 샤오미는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선점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시장점유율은 31.1%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반면 오포나 비보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현재 인도 시장에서 화웨이·오포·비보 시장점유율을 다 합쳐도 샤오미의 절반 남짓한  수준이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 생태계' 건설에도 박차를 가했다. 샤오미가 스타트업에 투자해 인큐베이팅하는 시스템이 바로 샤오미 생태계다. 샤오미는 현재 중국 국내외 340개 스타트 업에 투자했다. 이들은 목배게·보조배터리에서부터 스마트TV·공기청정기·정수기·전동바이크 등 온갖 제품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것은 샤오미 '스마트홈' 생태계로 연결된다. 

[자료=싸이눠]


샤오미는 이제 인도 성장세를 기반으로 중국 본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다시금 1위를 노리고 있다. 레이 회장은 올초 "10분기 내 1위를 탈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말 뿐만이 아닌 행동으로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싸이눠(賽諾)에 따르면 오포, 비보의 1분기 오프라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8%, 13.8% 하락했다. 반면 같은기간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량은 41.7% 늘었다. 

◆글로벌 최대 IPO…레이쥔 중국 최대 부호되나

레이쥔 샤오미 회장.[사진=바이두]


오늘날 직원 1만5000명을 거느린 7년 만에 연매출 1000억 위안의 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는 내달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은 샤오미 기업가치를 약 1000억 달러로 매기고 있다. 이는 2014년 450억 달러에서 두 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샤오미가 지난 2010년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글로벌 최대 규모 IPO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 뉴욕, 상하이, 싱가포르 등 증권거래소에서 샤오미를 데려가기 위해 '로비'했다는 소문도 있다. 홍콩 거래소는 샤오미를 유치하기 위해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도록 상장제도까지 바꿨다. 

샤오미 상장으로 레이 회장은 '돈방석'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가진 샤오미 지분은 약 77.8%에 달하기 때문. 시장은 그가 마화텅 텐센트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대 부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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