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의료사고'에 대한 병원의 신속한 대처를 보는 또 다른 의료사고 피해자는 속이 탄다.
앞서 지난 22일 배우 한예슬 씨는 자신의 SNS에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를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다음날 담당 의사는 즉각 의료과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 씨의 경우는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의료사고 입증과정은 길고 복잡하다. 재판에서 이길 확률도 낮다.
이어 "비용 처리 문제라든가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라며 "진심으로 환자의 입장에서 '불편했겠다. 미안하다' 정도의 이야기만 들었어도 저희로서는 굉장히 위로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씨 딸은 22살 때 성형외과에서 코 수술을 받은 후 한쪽 콧구멍은 냄새를 맡을 수 없게 됐다. 이후 이비인후과에서 냄새를 맡을 수 없는 '무후각증' 진단을 받았다. A 씨에 따르면 딸은 수술 이전까지 축농증, 비염 등 코와 관련된 병을 앎은 적이 없다.
A 씨는 다시 성형외과를 찾았다. A 씨는 "따님이 수술 이후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그런 경우가 생기면 선생님의 따님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묻자 담당 의사는 "참고 살라고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라디오에 출연한 안기종 환자단체연합 대표 역시 "병원은 한예슬씨 같이 유명인이 의료사고를 당하면 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대응이 좋지 못할 경우 신뢰도가 하락하고, 환자도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일반적인 의료사고 피해자들한테는 인정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사고의 입증 과정도 만만치 않다. 안 대표는 "의료사고로 인한 상처나 고통보다 이를 입증하는 과정이 더 힘들다"며 "2심, 대법원까지 하면 5년 넘게 걸린다"고 했다.
의료사고 피해환자가 재판에서 이길 확률도 낮다. 안 대표는 "승소율은 2010년도 24.2%에서 작년 28.5%로 4.3%포인트 올라가도, 사실은 (같은 기간) 완전 승소, 전부 승소는 3.8%에서 1.7%로 절반 이상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