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발행(ICO)으로 5000만 달러를 투자받은 뒤 종적을 감췄던, 독일 세이브드로이드 창업자가 하루 만에 돌아왔다.
야신 한키르(Yassin Hankir) 세이브드로이드 창업자의 이런 돌발행동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18일(현지시간) 야신의 트위터에는 출국하는 모습과 휴양지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사진이 올라왔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상 끝"이라는 알쏭달쏭한 글도 올렸다.
투자자 입장에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다. 한 유튜버는 텅 비어 있는 세이브드로이드 사무실을 촬영해 올렸다.
지난 15 일만 해도 세이브드로이드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 채용공고가 올라와 투자자의 배신감은 더 컸다. 심지어 야신의 트위터를 기반으로 위치 추적에 나섰다. 야신을 비난하는 글은 인터넷 공간에 차고 넘쳤으며, 전 세계 언론이 이번 사기 사태를 보도했다. 피해를 본 한국 투자자들도 있었다.
감쪽같이 사라졌던 야신은 하루만인 19일(현지시간) 다시 얼굴을 보였다. 회사 홈페이지는 원상 복귀됐고 "그리고 사라지지 않았다(And it's not gone)"는 글과 함께 야신의 영상 메시지가 공개됐다.
일명 '코인 먹튀' 사건은 야신이 설계한 충격요법이었다.
야신은 "놀란 투자자들에게 사과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장난스러운 의도가 아닌 진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설계한 극단적인 사건"이라며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투자자의 돈을 가지고 도망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라며 경고 아닌 경고를 했다.
ICO를 악용한 사기에 대해 투자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깜작 이벤트였던 셈이다.
야신의 이벤트로 많은 투자자의 정신이 번쩍 든 것은 사실이지만,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모른다. 투자자들은 "이런 장난을 치는 사람의 투자 조언은 믿을 수 없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번 이벤트로 세이브드로이드는 마케팅 비용 없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지만,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