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모녀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괴산경찰서의 한 형사는 19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A씨 여동생 B씨가 A씨가 A씨 딸을 살해한 것을 알고도 신고하지 앉은 것은 형사처분이 불가능하다”며 “형법에 불고지죄는 없다”고 말했다.
B씨는 A씨의 저당 잡힌 SUV 차량을 팔고 매각 대금을 챙겨 해외로 도피하기 전 A씨와 A씨 딸이 사망한 것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고 A씨 통장ㆍ도장, 신용카드를 훔쳐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1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됐고 19일 괴산경찰서에서 받은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27∼28일께 언니로부터 전화를 받고 아파트를 찾아가 보니 조카가 침대에 숨진 채 누워 있었고, 언니는 넋이 나간 상태였다”며 “언니로부터 '2시간 후에 자수할 테니 너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듣고 나왔다가 다음 달 4일 언니 집을 다시 찾아가보니 언니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저당 잡힌 A씨 차를 매각한 과정 등도 자백했다. B씨는 마카오에 머물 때 A씨의 SUV 차량을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
B씨는 1월 1일 입국해 1월 2일 서울의 한 구청에서 A씨의 인감증명서를 대리 발급받았고 A씨의 도장, 차량 등록증 등 매매서류를 갖춰 중고차 매매상 C씨를 만나 저당권이 설정된 A씨의 SUV 차량을 1350만원에 팔았다. 이 차는 캐피탈 회사가 1200만원의 저당권을 설정한 차량이다.
B씨는 1월 2일 A씨 통장에 입금된 매각대금을 인출하고 1월 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모로코 등에 머물다 18일 오후 8시 45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A씨 모녀는 6일 오후 자신의 아파트 안방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와 A씨 유서에 대한 필적 감정 결과,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모녀가 생활고 등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