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분당서울대병원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본부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병원이 쓰는 전자의무기록(EMR)을 단순히 정보를 모은 데 그치지 않고 잘 활용하면 빅데이터 가치를 가질 수 있다”면서 “이는 진료는 물론 병원 경영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18일 아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8회 글로벌헬스케어포럼’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이어 잘 갖춰진 EMR은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에 달할 정도로 가치가 있고 무궁무진한 저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자체 개발한 EMR을 운용 중이다. 이 제품은 미국 의료기관에 직접 수출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도 사용 중이다.
황 본부장은 “분당서울대병원 EMR은 유의미한 데이터를 관계자들이 공유하는 체계로 설계돼 있어 빠르게 의료의 질적 개선이 가능하다”며 “아울러 병원 운영 자료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때문에 입원 환자수나 병상 이용률을 정확히 파악해 효율적으로 병원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병원이 의료산업계와 협업하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황 본부장에 따르면 병원은 확보한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제약업체와 협업하는 것을 고대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국내의 보수적인 데이터 활용 환경과 지나친 도덕성 요구 등이 의료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이다.
황 본부장은 “병원은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와도 얼마든지 협업을 하겠다는 의지는 있다”며 “다만 국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하고 병원 영리사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있어 빅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