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을 훔친 초등학생의 아버지와 보상 합의가 결렬되자 이 학생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편의점 업주에게 법원이 4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하자 네티즌들의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어리다고 봐주면 안 되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해" "방법이 과하긴 했지만, 주인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3개월 동안 훔쳤으면 거의 범죄 아닌가?" "저 편의점 주인이 의기소침해서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그 가정의 에너지가 바닥나서 실의에 빠질까 봐 그게 더 안타깝다" "부모도 아이한테 잘못한 점이 무엇인지 알려줬으면 좋겠다" "A군의 부모가 잘못 한 것 같은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1시 12분 경북 칠곡 왜관읍의 한 편의점에 초등학교 1학년 B(7)군이 하굣길에 편의점에 들려 비타 500 음료수와 초콜릿 한 개 등 2000원어치를 가방에 넣었다. 이 장면을 본 편의점 주인 A(29)씨가 이군에게 "너 예전에도 훔친 적 있지?"라며 이군을 추궁했다.
A씨는 B군의 부모를 찾아가 합의금 100만 원을 요구했다.
B군 아버지는 "아이가 잘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합의금 요구는 거절했다. A씨는 재차 50만 원에 합의볼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3일 뒤 A씨는 B군의 신상 정보를 편의점에 게시하기로 마음 먹었다. A씨는 A4용지에 '최근 도난 신상정보 공개'라는 제목으로 B군의 얼굴과 B군이 3개월 간 지속적으로 훔쳐갔다는 내용을 적었다. 신상 정보가 담긴 A4용지를 편의점 출입문 2곳에 붙였다. B군의 실명은 넣지 않았다.
결국 A씨가 사진 등을 게시한 지 한 시간 만에 지나가던 동네 주민이 사진을 발견하고 B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동네 주민은 곧바로 B군의 아버지에게 알렸고 B군의 아버지는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린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해 학교생활 등에 지장을 초래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 양형 조건을 참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