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동구타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 공격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구조대와 의료진, 취재진 등이 현장의 참담함을 전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한 현지 매체 기자는 "진료소에 도착해보니 마치 최후의 심판일 같았다"면서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멍한 채 걸어 다니고 있었고, 여성들은 흐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두려움과 파멸로 가득 찬 당시 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지 병원에는 환자가 밀려들고 있지만 의료진은 물론 의료 기기와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손을 쓸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한 구급대원은 "그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가지고 있는 것을 다 동원했지만 충분하지가 않다"면서 "산소 발생기 네 대와 아트로핀(경련 완화제) 앰플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면서 "이 병원에서 5년 동안 일해왔지만 지난 이틀과 같은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의료진은 "삶의 모든 기둥이 파괴됐다"면서 "구조대를 포함해 목숨이 붙어있는 모든 것이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현지에서 활동하는 내전감시단체, 구호단체들은 전날 두마의 병원에 염소가스 폭탄이 떨어졌으며 인근 건물에도 신경작용제를 포함한 복합적인 화학무기 공격이 가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집계한 수치를 바탕으로 최소 40여명에서 100명 이상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며 일부 구조대원도 화학무기에 노출돼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같은 화학무기 공격 의혹이 제기되자 시리아 아사드 정부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짐승'이라고 맹비난하며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란에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추정 공격을 조사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많은 여성과 어린이가 숨졌다고 애도하며 화학무기 사용을 강하게 질타했으며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을 비인간적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은 국영 사나 통신에 올린 성명을 통해 "독극물 공격 주장은 반군의 조작이며 정부군 진격을 저지하기 위한 실패한 시도"라며 화학무기 공격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