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지주사 전환 작업을 추진해 온 편의점 기업 BGF리테일(회장 홍석조)이 서서히 그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회사 분할 이후 첫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여유롭게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그 배경에 관해서도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BGF리테일의 지주사 전환 작업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됐다. BGF리테일을 투자회사 BGF와 사업회사 BGF리테일로 인적분할한 후 재상장했다. 여기서 투자회사 BGF가 지주회사가 되고 사업회사 BGF리테일은 계열사로 자리 잡는다.
지난달 완료된 주식 공개매수 결과를 살펴보면 발행 예정주식 7408만주 가운데 6310주에 대한 청약이 체결됐다. 청약률 85.2%, 공개매수 규모는 9299억원으로 집계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BGF 신주는 BGF리테일의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사업회사의 지분율을 끌어올린다. 특히 이 과정에서 홍석조 회장과 가족이 참여해 지배력을 공고히 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 회장이 분할 전 보유했던 BGF리테일의 지분을 투자회사 BGF에 넘기고 자신은 BGF 주식을 받아 지주사의 지배력을 높이는 구조다.
이번 주식 공개매수를 마무리하며 BGF가 BGF리테일에 가지는 지분율은 25.56%로 지주회사 조건을 충족시켰다. 또 공개매수에 참여한 홍 회장을 비롯 장남 홍정국 부사장의 BGF 지분율도 지난해 11월 30.73%, 0.28%에서 각각 62.53%, 0.82%로 올랐다. 오너가의 지주회사 지배력이 오른 셈이다.
법리상으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주사 전환을 두고 꾸준히 잡음을 내고 있다.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손실을 본 주주들이 편의점 사업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무리한 지주사 전환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업보고서를 통한 BGF리테일의 매출구조를 살펴봐도 95%이상이 편의점 사업에서 발생하며 사우스스프링스(골프장) 외 기타 사업비율이 5%도 되지 않는다.
또 홍석조 회장 오너 일가의 경영권 대물림을 위한 꼼수라고 지적한 일부 주주들은 이번 작업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청와대에 청원을 올리는 등 강경하게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이에 관해 BGF 관계자는 “지주사 작업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경영의 효율성 향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라며 “지주사로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를 분리해 두면 신규투자와 사업 확대의 움직임이 있을 때 혹시나 모를 가맹사업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지주사 중심의 사업회사를 관리하게 되면 투명한 경영 구조로 기업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승계 작업에 관한 추측은 오너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며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안다”며 “지주사 전환을 시행한 만큼 신규 사업 역시 프랜차이즈 회사의 강점을 살려서 할 만한 것들에 관한 다양한 검토가 현재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