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노동개혁에 이어 프랑스 의회 의원수를 30% 감축하는 정치개혁에도 시동을 걸었다. 정치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재건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도이체벨레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마크롱 행정부가 의원수 감축과 입법절차 간소화, 비례대표 도입 등을 담은 정치개혁 법안을 작성했다면서 “이 법안은 프랑스의 정치와 의회의 심도 깊은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의회 개혁은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기득권이 주도하는 기성 정치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이 작년 대선에서 정치 신예 마크롱을 지지한 것은 그가 약속한 개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프랑스 유권자들에게 정치인이란 고통스러운 경제·정치 개혁을 번번이 실패하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멀리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외신들은 지적한다.
필리프 총리는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요구되어 온 개혁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면서 내년 중 실현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법안은 마크롱 행정부와 상원의장이 몇 주에 걸친 협상 끝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하원을 전부 통과해야 하는 이 법안은 상당한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다.
마스 귀에노레 정치 애널리스트는 FT에 “국민 대표자를 줄여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개선한다는 것인가? 이해할 수가 없다. 의석이 줄면 선거구 획정도 다시 해야 한다. 특정 후보자나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게리맨더링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개혁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파리정치대의 브루노 코트레 정치 애널리스트는 FT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당선 초기부터 개혁 의지를 드러내왔다. 그는 의회도 피해갈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철도와 연금뿐 아니라 정치에도 칼을 대고 있다. 정치인은 특권층이며 마크롱 대통령은 이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