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기간이 조금 늘어나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보직을 고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육군이 군 복무기간 단축과 인구 감소에 따른 전력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3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병사의 군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등 ‘국방개혁 2.0’의 세부안이 확정됨에 따라 육군은 전력 공백을 메우고 타군과의 복무기간 형평성을 맞출 수 있는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선택 복무제’ 도입을 논의 중이다.
단순히 복무하는 군이 다르다는 이유로 더 많은 기간을 복무하는 것은 문제라는 게 육군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의장대와 같은 비전투병과에 지원한 장병은 육·해·공 똑같이 20개월에서 22개월 선에서 복무기간을 조율하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복무 강도가 다른 부대에 비해 힘든 최전방 부대나 후방 부대의 해안 경계초소 등 이른바 특수근무지에 전투병과로 지원한 장병은 단축된 기간(18개월에서 18개월 이하)을 복무하는 식이다.
선택 복무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수립되면 비행장을 경계하거나 방공포대에서 복무하는 공군 장병, 북방한계선(NLL)이나 도서 등 격오지에서 복무하는 해군 장병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육군은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제도로 유급지원병 확대 우선 적으로 거론하고 있으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유급지원병의 인기가 저조한 탓이다. 2014~2016년 모집된 장병(5429명) 중 복무기간을 채우지 못한 인원이 51.2%(3889명)에 달한다.
유급지원병은 21개월(현행 기준)간 병사로 복무한 뒤 15개월을 하사로 추가 복무하는 방식이다. 전차 운전 등 특수 분야의 하사로 임용되며 월 209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해당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려면 급여 인상, 전역 후 취업지원 등 처우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
문제는 유급지원병의 급여 인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유급지원병 급여는 정식 임관한 하사 호봉을 기준으로 설정됐다. 유급지원병 월급을 올리면 초급간부부터 장성들까지 연봉체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뜻이다.
선택 복무제 도입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 육군은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병력 부족 현상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하는 곳에서 복무하면 장병들의 사기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선택 복무제 도입은 아직 논의 단계로 타군과의 협의, 전문가 의견 청취, 제도 도입 이후 미칠 영향 분석을 위한 연구용역,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육군이 선택 복무제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력 공백 문제를 해결할 실효성 있는 대안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관련 논의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