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실탄' 늘린 증권가 IBㆍ대체투자 잰걸음

2018-04-0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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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ㆍ삼성증권 등 12곳 3년동안 6조3000억원 불려

신한금융투자ㆍ메리츠증권도 자기자본 3조로 종합금투업 인가

국내 주요 증권사가 3년 만에 자기자본을 6조원 넘게 늘려 투자은행(IB)·대체투자 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중소형사 일부는 단순히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신용거래 한도를 늘리려고 자본확충에 나서기도 했다.

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KB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12곳은 올해 1분기 말까지 3년 동안 자기자본을 모두 6조3000억원 불렸다.

◆초대형 IB 4곳이 46% 차지

금융당국이 초대형 IB로 지정한 5개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을 뺀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4곳은 이 기간 자기자본을 2조9000억원가량 확충했다. 12개사가 늘린 자기자본 총액 가운데 46%를 넘어서는 액수다.

가장 공격적으로 자본을 확충한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자기자본을 2015년 9538억원에 이어 올해에도 7000억원 늘렸다. 새로 들어온 돈은 주로 해외투자에 쓰인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주요국에 자회사를 세우고 대규모 투자를 일으키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불어난 자기자본을 IB에 투입한다. 먼저 삼성증권은 2017년 3383억원을 증자해 IB 조직 강화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사모사채 인수·대출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 부문에서 사업 확장 속도가 빨랐다. 우발채무와 기업대출 규모는 2016년 말만 해도 각각 2800억원, 7511억원에 그쳤다. 그에 비해 이듬해 말에는 각각 4933억원과 1조4299억원으로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7299억원을 증자했다. 초대형 IB 요건(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하기 위해서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초대형 IB 5곳 가운데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김영환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우발부채를 많이 늘렸지만 비슷한 경쟁사보다 많은 편은 아니다"라며 "주력사업 재편으로 IB 부문에서 시장 지위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메리츠 종합금투업 인가

중형사인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도 자본확충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요건(자기자본 3조원)을 갖췄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7년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7480억원어치 발행해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늘렸다. 2020년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에 대비한 것으로 기업금융업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6년 5000억원을 증자했다. 해외 부동산이나 발전소, 항공기 투자신탁에 대한 대체투자를 늘리면서 위험액도 불어났다. 물론 고위험일수록 이익도 커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본확충에 나선 소형 증권사를 보면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

키움증권은 얼마 전 RCPS를 발행해 3552억원을 확충했다. 자기자본에 비례하는 신용거래 한도를 늘려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BNK투자증권도 최근 20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나설 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한화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자본확충을 실시했다. IBK투자증권도 증자로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했을 뿐 아직 실제 사업에는 큰 도움을 못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이투자증권은 2015년 자본확충으로 1000억원가량 조달했지만, 회사를 매각하는 바람에 별다른 효과를 못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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