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초등학교 인질범“군에서 가혹행위,부조리 등으로 조현병 생겨..보상 못받아”

2018-04-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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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도움 안 줘”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인질범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4학년 여아(10)의 목에 흉기를 댄 채 인질극을 벌인 20대 인질범이 군대에서 가혹행위, 부조리 등으로 조현병이 생겼지만 어떤 보상도 못 받아 범행했다고 밝혔다.

서울방배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 47분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교무실에서 양모(25,남)씨가 이 학교 4학년 여학생 A양(10)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특공대와 기동타격대, 형사 등이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인질범 양씨와 2∼3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대화하며 물을 주고 빵과 우유를 건네준 후 그가 틈을 보이자 바로 덮쳐 오후 12시 43분 그를 제압했다.

A양은 병원에서 치료와 검사를 받고 안정을 회복하고 이상이 없어 퇴원했다. 인질범은 경찰에 제압되는 과정에서 간질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오후 4시 15분쯤 퇴원해 방배서로 호송됐다.

인질범은 방배서에 도착하고 취재진에 범행 동기에 대해 “군대에서 가혹행위와 부조리, 폭언, 질타, 협박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뇌전증(간질)과 조현병이 생겨 2014년 7월 전역했는데 그후로 4년 동안 국가보훈처에서 어떠한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며 “청와대와 서울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저한테 도움을 주지 않았다. (피해자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배초 출입 당시 졸업생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선 “졸업생이 아니다”고 답했다.

양씨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학교 보안관에게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며 행정실에서 서류를 발급받고 교무실로 들어갔고 쉬는 시간에 교무실에 학급 물품을 가지러 온 학생 6명 중 1명을 붙잡아 목에 칼을 들이대며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양씨에 대해 형법상 인질강요 혐의를 적용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방배초 학교보안관은 민원인이 학교를 찾아오면 신분증을 받아 출입기록을 작성해야 했지만 양씨에게는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양씨가) 졸업생이라 하고 젊어서 보안관이 놓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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