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의 랄라블라(구 왓슨스)가 전 매장의 간판을 새로 달았다. 급성장하는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시장에서 CJ올리브영의 독주 행보를 깨기 위해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공격적인 시동에 나선 것. 그러나 올리브영과 매출·매장 격차가 너무 큰 데다 간판 교체 및 매장 확대에 따른 비용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랄라블라는 지난달 말 191곳 전 매장 간판 교체 작업을 끝냈다. 작업 교체 시간만 2개월 가량 걸렸다. 간판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도 새 상호 분위기에 맞춰 젊고 발랄하게 고쳤다. 랄라블라 전 매장은 직영점이라 모든 비용은 본사가 부담했다. 랄라블라 관계자는 "왓슨스코리아를 편입했는데 굳이 로열티를 지불하고 왓슨스 브랜드를 사용하기 보단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편이 낫다는 판단 하에 결정했다"며 "차별화하기 위해선 좀더 젊고 발랄한 이미지가 필요했다"고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랄라블라가 외형 성장에 드라이브를 건 이유는 H&B 시장의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H&B 시장은 최근 3년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전체 H&B 매장 수는 약 1350개로 2년 전 700곳에서 크게 증가했다. H&B 시장 점유율은 올리브영 64%, 랄라블라 15%, 롭스 8% 순이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1조5000억원으로 경쟁업체 랄라블라, 롭스, 부츠 매출을 합친 것보다 5배나 많다.
GS리테일은 지난해 2월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약 118억 9000만원에 추가 취득해 단독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바로 매장 확대에 나섰다. 랄라블라 매장은 2015년 113개, 2016년 128개였으나 지난해에는 186곳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랄라블라의 공격적인 드라이브가 경영 적신호를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GS리테일은 왓슨스를 편입한 이후 적자로 전환했다. 당시 왓슨스 기존점 성장률이 역성장하면서 지난해 4분기 랄라블라가 속한 GS리테일 기타사업부 영업이익은 -134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이 커진 이유는 왓슨스 출점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로 분석됐다. 지난해 60여개 매장을 새로 출범하면서 비용 부담이 작용한 것.
올해 300개로 늘린다면 이달부터 110여개 매장을 출점해야 하는데 지난해보다 2배 넘는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올해도 영업적자를 유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GS리테일의 판관비는 2016년 1조 1688억원에서 지난해 1조 3937억원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는 1조 5014억원으로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를 꾸리기 위한 역량이 충분히 확보됐다는 판단 하에 실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