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나은행 채용비리 정황 32건 확인"

2018-04-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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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최흥식 연루됐을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사퇴 배경이 된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정황 32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으로 추정될 수 있는 채용비리 정황이 나와 검찰 조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13일부터 하나금융 채용비리와 관련한 특별검사를 진행, 이 같은 결과를 2일 밝혔다.

금감원 특검단이 추가로 확인한 채용 비리 정황은 ▲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16건 ▲ 최종면접에서 순위 조작을 통해 남성 특혜 합격 2건 ▲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최종면접 단계에서의 순위 조작 14건이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은 은행 내외 주요인사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 105명 중 16명을 특혜 합격시켜준 의혹이다. 추천자 중 22명이 최종합격됐는데 이중 16명을 특혜에 따른 합격자로 금감원은 분류했다.

추천 특혜 사례 중에는 김정태 회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건도 있었다.

한 지원자가 서류전형 단계에서 추천내용 '최종합격' 표기가 돼 있었는데 이 추천자의 이름이 '김○○(회)'였다. 김○○은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으로, 인사 담당자는 '(회)'가 통상 "회장이나 회장실을 의미한다"고 진술했다.

이 지원자는 서류전형 및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 기준에 크게 미달하고, 합숙면접에서 태도 불량으로 0점 처리됐지만 최종 합격처리됐다.

특히 남녀 차등채용을 계획적으로 추진한 정황은 이번 검사에서 새로 드러난 부분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동일한 직무에 대해 남녀 채용인원을 사전에 달리 정하는 등 남녀 차등채용을 서류전형(계량평가) 단계부터 추진했다.

2013년 하반기의 경우 사전에 남녀 4:1 비율로 차등하여 채용하기로 한 정황이 나타났을 뿐 아니라 실제 채용된 남녀비율은 5.5:1로서 더 차등적으로 채용했다. 이에 따라 여성 커트라인이 남성에 비하여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다.

추천 건 중에는 최 전 금감원장인 '최흥식부사장 추천' 건도 있었다.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418점)가 합격기준(419점)에 미달(△1점)했으나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정황과 관련해 확보한 증거자료를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하고 향후 수사에 협조할 예정이다.

최 전 원장은 의혹을 부인했으나 최 원장이 지인 아들의 이름을 건넨 점과 해당 지원자가 당시 하나은행의 관행에 따라 서류전형을 무사통과 한 것만으로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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