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소속 유일한 광역자치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28일 바른미래당 탈당 여부에 대해 "우선 제주 4·3사건 70주년은 치러놓고 날을 잡더라도 잡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탈당을 하더라도 자유한국당 입당은 100%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원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바른정당이야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함께 만든 당이니까 거기까지는 제가 책임을 지겠지만, 국민의당과 합당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다른 부분이 많아서 그 연장선상에서 고민이 아직 매듭 지어지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탈당 쪽이냐'는 질문에 "결정이 되면 소상히 분명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 충분히 고민을 해서 신중하고 무게있는 결정을 하겠다"고 답했다. 또 "구체적으로 결론이 O냐 X냐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온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추구해야 할 게 무엇이고, 그 외에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뭐냐, 이런 부분에 대해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탈당을 하더라도 한국당 입당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으로 가지 않는 것은 확실한가'란 질문에 "네. 안간다"라고 답변했고, '현재로선 100%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정신을 못 차렸다. 국민들이 보고 판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원 지사는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합당의 시기나 방식, 그리고 내용, 이 부분에 대해서 저랑 생각이 다른 부분이 많다. 그런 의견을 안철수 위원장에게 개진했던 것은 아니다. 소속됐던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표라든가, 이렇게 개진했는데 일단은 그게 제대로 반영은 안된 상태"라고 했다.
원 지사는 아울러 탈당을 만류하려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의 면담을 거절했다는 보도에 대해서 "그건 오보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저는 제주도에 있고 안 위원장은 서울에 있으니까 서로 일정 조율이 간단하지 않아서, 언제 어떤 모양으로 볼 지에 대해서 조율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거나 제가 소속된 당의 인재영입위원장인데 제가 왜 (거절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안 위원장과 예전부터 인연도 있다. 대신 이게 공개적으로 행사처럼 만나는 게 적절한 지 이런 게 있어서 지금 조율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야당 연대도 언급했다. 바른미래당은 현재까진 자유한국당과의 6·13 동시지방선거 연대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불만을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그는 "지방선거에는 2등이 없다. 야당의 건강한 견제가 작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얘기하는 야당 연대는 특정 후보가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국정운영의 견제 축으로써 야당 연대는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전혀 도외시한 채로 누가 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사이에 상대방을 3등으로 밀어내고 2등을 차지할 것인가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