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27일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채권단에 공식적으로 관련 제안이 들어온 바 없고, 매출액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인수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마저도 채권단이 앞서 금호타이어 노사에 촉구한 노사자구안 합의 및 더블스타 투자 유지에 대한 동의 시한(이달 30일)까지 얼마 남지 않아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인수 제안이라고 모두 수용하지는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만약 현대자동차가 인수 제안을 했다면 진지하게 검토하겠지만, 타이어뱅크는 현실적으로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타이어뱅크는 이날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며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타이어뱅크는 1991년 설립된 타이어 유통업체로, 전국 4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매출액은 3700억원, 영업이익은 66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권을 비롯한 관련업계에서는 타이어뱅크의 인수 능력에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우선 매출액이 산업은행과 중국 더블스타가 합의한 금호타이어 인수금액(6463억원)에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의 중국법인 정상화에 필요한 7500억원을 어떻게 조성할지도 미지수다.
이에 김 회장이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약 80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진행 중인 재판을 무마시키려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금호타이어 노조 측의 시간 끌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제시한 시한 내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율협약 절차가 중단될 것"이라며 "그저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다른 채권은행들도 타이어어뱅크의 등장에 동요하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금호타이어의 채무 상환만 제대로 이뤄지면 상관없다는 냉정한 반응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의 경우 산업은행 주도에 따르고 있다"며 "채무 상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