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가 점심시간대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해온 ‘맥런치’ 제도를 13년 만에 폐지, 소비자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26일 본지가 취재한 결과, 한국맥도날드는 ‘맥 올데이 세트’를 선보이면서 맥런치는 없앤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맥런치는 버거 단품 가격에 평균 300원 정도를 더하면 콜라와 감자튀김을 포함한 세트 메뉴로 먹을 수 있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였다. 이에 회사 측도 맥런치 대상 메뉴를 따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13년간 해마다 맥런치 행사 품목을 늘릴 정도로 소비자 호응에 부응해 왔다.
하지만 한국맥도날드는 맥런치 폐지 관련 별도 공지 없이 지난 23일 ‘맥 올데이 세트’를 출시했다. 빅맥과 ‘더블 불고기 버거’, ‘슈슈버거’ 3종에 한해 본래 세트 메뉴 가격 5500원 보다 600원 저렴한 4900원에 판매키로 한 것이다.
회사 측은 맥 올데이 세트 출시에 대해 ‘소비자 혜택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맥런치와 비교하면 오히려 할인 품목이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지않다는 게 그동안 맥런치를 애용해온 소비자들의 중론이다.
실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15일부터 버거와 음료, 디저트 등에 대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맥 올데이 세트 행사 품목인 빅맥도 기존 4400원에서 4500원으로 100원 올랐다. 점심시간 세트가격으로 따져보면 맥런치와 차이가 없는 셈이다. 또한 맥 올데이 행사 가격은 맥모닝 주문 시간대 이후, 매장에 가서 먹을 때만 적용된다. 특히 소비자 편의를 위해 시행한 온라인 주문 서비스인 ‘맥딜리버리’조차 맥 올데이 할인가는 해당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주요 제품 가격 인상 당시 맥런치 폐지 우려와 관련 “4000~5000원대 맥런치 세트 메뉴 가격은 변동 없이 유지한다”고 강조했지만, 한 달 만에 맥런치 행사를 없애버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보통 할인 행사는 단기적 매출을 높이는 방편인데, 맥런치는 소비자에게 오랜기간 익숙한 장기 프로모션으로 이를 없앤다는 건 당장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싸던 비싸던 100, 200원이라도 쌓이면 전체 매출에 영향 줄 수 있기 때문인데, 맥런치 대신 제품 3종에 한해 상시 행사를 벌이는 것은 이들 3종이 판매량 대비 원가율이 낮다든지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맥도날드는 인기 사이드 메뉴 가운데 하나인 ‘맥윙’도 단종 조치했다. 각 매장에 남아있는 재고가 소진되면 더 이상 주문이 힘들다.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본사 측은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하고 대행사로 문의할 것을 요청했다. 맥도날드 대행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맥윙 대신 파이나 치즈스틱을 강화하면서 맥윙을 대체하기로 했다고 전해들었다”며 “이밖에 단종 우려가 있는 스낵랩은 계속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