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꿀산업’ 된 양봉…연 700억원 소득증대 농가 효자

2018-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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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로열젤리 생산성 높은 ‘장원벌’ 개발…농가소득 향상 기대

화분‧봉독 등 부가생산물…의약품‧화장품‧건강식으로 각광

[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양봉산업이 벌꿀 생산을 넘어 식품‧의약품‧화장품까지 다양한 분야로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꿀 생산량이 높은 품종이 생산돼 보급되기 시작했고, 화분(花粉)이나 봉독, 프로폴리스 등 부가생산물의 뛰어난 효능이 입증되며 새로운 농가소득 원천이 되고 있다.

◆벌꿀 생산 30% 늘어··· 농가소득 증대 이끈다
‘장원벌’이 양봉농가의 소득증대를 견인하고 있다. 장원벌은 기존 꿀벌보다 벌꿀 생산량이 30% 이상 높고, 로열젤리는 21% 이상 더 생산한다. 질병저항성이 우수하고 온순해 농가가 관리하기 쉽다.

지금까지 양봉농가는 대부분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과 질병에 취약한 품종을 주로 사육해 왔다. 국내 벌꿀 생산성은 세계 평균(23㎏/통)을 크게 밑도는 16㎏/통에 불과하다. 토종벌이 고도로 잡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1970년대부터 꿀을 수확하는 벌에 생긴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병 ‘낭충봉아부패병’은 양봉농가의 골칫거리였다. 지금까지 이 질병으로 70~90%의 벌이 폐사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품종이 ‘장원벌’이다. 농촌진흥청은 2015년부터 장원벌 증식보급 시범사업을 펼쳐 지난해까지 전국 28개 양봉농가에 여왕벌 1만3223마리를 공급했다.

국내 양봉산업 생산물의 70%는 벌꿀이다. 꿀은 소비층이 다양하고, 기호가 크게 엇갈리지 않아 지속적으로 소비된다. 벌꿀 생산량이 늘면서 농가소득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원벌로 교체하면 전체 양봉농가의 꿀 생산량은 31%가량 높아지고, 이에 따른 농가소득 증가액은 총 700억~8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화분(花粉) 같은 부가적인 생산물로 농가가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고품질 화분생산 방법도 개발됐다.

화분은 고단위 영양성분을 가진 천연 생리 활성물질이다. 일벌 뒷다리에 붙어 있는 덩어리가 바로 화분이다.

화분은 영양보급‧피부건강‧정장작용‧건강증징‧신진대사 촉진 등의 효과가 있다. 최근 이런 기능이 알려지며 소비가 늘고 있다. 2008년 소비량이 100t 수준이었지만, 2015년 소비량이 3배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유통과정에서 쉽게 변질되고, 표준화된 생산기술이 없어 상품화에 어려움이 많다.

새로 개발된 화분생산 방법은 기존 봉군당 채집량(28g)에 비해 30~40% 더 많은 화분을 얻을 수 있다. 화분손상률도 5% 미만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장원벌의 표준사양 관리기술을 농가에 보급할 경우, 농가 소득향상과 양봉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여기에 화분 생산기술을 보급하면 농가소득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꿀벌의 벌침에서 채취한 ‘봉독’으로 만든 화장품.[사진 = 농총진흥청 제공]


◆식품‧의약품에서 화장품까지··· 활용가치 다방면 부가가치 높아

꿀벌의 벌침에서 채취한 ‘봉독’은 이미 화장품으로 개발됐고, 한의원에서 관절염 치료에 사용된다. 최근 이를 이용한 여드름치료제가 개발 중이다. 지난해 봉독으로 만든 마스크팩의 중국 수출길이 열려 양봉산업의 새로운 판로를 제시했다.

꿀벌이 식물의 수지성분을 모아 침을 섞어 만들어내는 ‘프로폴리스’는 항산화 효능이 있어 건강기능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제품은 물에 잘 녹지 않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는데, 시장 적용이 가능한 수용성 프로폴리스가 개발돼 다양한 상품화가 가능해졌다.

국산 아카시아꿀은 위암‧위궤양 등의 발병인자인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돼 건강기능성 식품은 물론 의약품까지 활용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카시아꿀은 우리나라 벌꿀 생산액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국산 아카시아꿀에서 확인된 효과는 ‘아브시스산’에 기인한다. 헝가리‧콜롬비아‧뉴질랜드 등 다른 국가보다 함유량이 매우 많다.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우수한 만큼 고부가가치 식의약품 원료로 개발 가능성이 높다. 해외수출 판로 개척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향후 양봉자원을 바이오헬스‧첨단신소재 등 신산업과 협업연구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신산업 진출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지역별 양봉산업의 특성을 살려 수출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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