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원·달러 환율···FOMC 이후 급등 '경계'

2018-03-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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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0~1080원···외환시장 긴장

외환시장이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1일(현지지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말 장중 1050원대로 떨어지며 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2월 초에 다시 1090원까지 오르며 단기간 급등락했다. 이후 1060~1080원을 오가는 등 변동성이 크다.

최근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짙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도 거들었다.

하지만 이달 FOMC를 앞두고는 소폭 상승하며 사실상 관망세에 접어들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FOMC를 앞두고 금융시장이 긴장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현재 FOMC에서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봤다. 원·달러 환율의 반짝 반등도 예견했다.

또 새로운 연준의장이 주재하는 첫 회의로, 매파적인 성향이 강해졌지만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FOMC 이후다.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예견된 문제라 당장은 자본 유출 위험이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 등으로 외환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특히 4월 예정된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남북 정상회담 등은 원화 강세 요인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FOMC 때와 사뭇 다른 상황이다. 당시에는 FOMC 이후 이벤트 부재로 원·달러 환율이 방향성 없이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고, 실제 1080원대 중반에서 큰 무리 없이 움직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통화당국은 이번 FOMC가 미국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질의 답변서를 통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추진된다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자본시장의 가격변수 및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경계심을 갖고 대응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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