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장관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이사회 오찬 협의의 참석해 남북·북미정상회담 개최 추진 합의 등 한반도 상황과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외교부가 20일 밝혔다.
EU 회원국이 아닌 한국 외교장관이 대외정책 관련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U 외교이사회에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U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고, 올림픽 계기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견인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장관들은 "4월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까지 개최 추진중인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대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EU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강 장관이 우리나라 외교장관으로서는 최초로 EU 외교이사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 외교부는 "EU 회원국 장관들과 협의를 가진 것은 최근 한반도 정세 진전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이해를 제고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EU 차원의 적극적 관심과 지지를 재확인한 계기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찬 협의 후, 강 장관은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반도 상황에 대해 "전개가 빠르고 고무적"이라고 평가한 강 장관은 "최근 이런 상황 진전의 백그라운드에 대해 충실히 설명하고 EU의 대북 비판적 관여 정책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감사를 전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최근에 조성된) 모멘텀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북한 비핵화로 나아가도록 만들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4월 정상회담은 남북간 신뢰를 형성하고 긴장을 해소하며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까지 북미정상회담을 열기로 북한의 초청을 수락한 것도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위한 또 다른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U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이런 압박을 유지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를 엄격하게 이행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압박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라면서 "우리(EU와 한국)는 제재를 통한 압박과 협상에 이르게 하는 대화는 함께 가야 한다는 견해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향후 몇 달간 한반도에서 평화가 승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드문 기회를 갖게 된다"면서 "우리가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미국, 18일부터 20일까지 벨기에 일정을 마친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