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게 불어닥친 미투(Metoo) 열풍에 '유구무언'이라며 몸을 바짝 낮췄던 더불어민주당이 '선(先)사실 규명' 원칙을 내세우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12일 성추행 및 불륜 의혹을 받는 민병두 의원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 이르다"며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않았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터지자마자 즉각 제명조치를 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선 여권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잇따른 파문에 음모론을 제기하는 가하면, 의혹만으로 당내 인재를 내칠 경우 나쁜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한 당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민병두·박수현 "결론 못내"…신중한 태도
우선, 민주당은 10년 전 성추행 의혹을 국회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한 민 의원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이날 "사실관계 규명이 더 진행돼야 한다"면서 일단 보류했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 의원의 사퇴를 지금 당장 수용한다든지, 반대한다든지 당의 공식 입장을 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판단 기준이 현재 사퇴 의사 피력과 여성의 문제 제기 뿐"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당 지도부가 민 의원의 사퇴를 사실상 반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변인 역시 "'미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본인이 사표 제출 의사를 냈고, 그 진정성에 대해 평가한다"면서 전날 우원식 원내대표 등이 만류 의사를 표한 데 대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말"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및 불륜 의혹에 휩싸이자 스스로 반박에 나선 박 전 대변인에 대해서도 당은 "다음 회의 소집 전까지 조사를 좀 더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호중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추가 심사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예비후보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검토했으나, 공직자가 되려는 분으로서 과연 적절한 행동을 해왔는지에 대해 더 면밀히 조사해봐야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변인의 경우는 '원칙적 대응'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거듭하면서 민 의원과는 결을 달리했다. 사실상 박 예비후보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변인 "당에서는 박 전 대변인 사안 자체를 아주 엄중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전 대변인의 경우는 '원칙적 대응'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거듭하면서 민 의원과는 결을 달리했다. 사실상 박 예비후보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변인 "당에서는 박 전 대변인 사안 자체를 아주 엄중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 당사자들, '강력 반박'하며 '정면돌파'
수면 아래 있던 의혹 당사자들은 적극적으로 '정면 반박'에 나서며 자신의 결백함을 호소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심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의혹을 부인했다. 박 전 대변인은 "민주당으로서는 험지인 충남에서 당원 동지들과 함께 죽을 힘을 다해 온 당원에게 불륜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이지 말아 달라는 인간적인 요청을 하러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전 대변인은 오후 1시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도지사 선거운동 재개를 선언했다.
민주당 복당 심사를 앞둔 정봉주 전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지망생으로 알려진 피해자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이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못 하게하고 정치생명 끊으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정 전 의원 역시 서울시장 출마 유지 의사를 박히며 "허위보도에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 의원은 당의 만류에도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 의사를 고수했다. 그는 이날 오후 "제가 한 선택으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앞으로도 어디에 있건 공의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사퇴를 재선언 했다. 민 의원 역시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강변한 데 이어 전날엔 부인·아들이 직접 나서 그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바 있다.
한편, 민 의원은 당의 만류에도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 의사를 고수했다. 그는 이날 오후 "제가 한 선택으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앞으로도 어디에 있건 공의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사퇴를 재선언 했다. 민 의원 역시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강변한 데 이어 전날엔 부인·아들이 직접 나서 그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