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 위한 시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이전에도 몇몇 업체를 통해 AI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플랫폼 개발 등은 소규모로 이뤄져왔지만, 국가 단위를 목표로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 추진단’ 개소식에서 이동호 추진단장은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작단계에 있어 기회가 충분하다”며 “이 기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범부처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약개발 기법이 다양해지고 의료 관련 데이터가 더더욱 방대해지는 등 신약개발에 필요한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소요되는 시간과 자금 증가도 불가피해졌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개발기간과 소요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인공지능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신약개발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활발하지 않다. 때문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올해 추진단을 본격 출범시켰다. 추진단장은 이동호 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이 맡았다.
이 추진단장은 “신약개발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초기단계에 있어 구체적으로 가시화된 성과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인공지능 도입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범부처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조직된 추진단은 2019년 센터 설립을 목표로 관련기관 업무 협의, 플랫폼 구축사업과 예산 소요안 수립, 운영계획안 마련 등 올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재 사용 가능한 신약개발 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약사가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 등 17개 주요 제약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추진단은 플랫폼을 활용한 제약사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한국실정에 맞는 신약개발 인공지능 개발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협회가 활동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추진단은 협회와 별개로 운영된다. 추진단은 17개 제약사와의 TF 외에 국내 인공지능 개발업체 4곳,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여러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전문가 등과도 연계돼 있다.
이 단장은 “신약개발에 도입되는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은 ‘알파고’만큼이나 ‘딥러닝’이 되지 않으면 어려운 기술”이라면서 “국내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이 발달돼 있고, 빅데이터 축적이 용이한 환경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약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는 중립적으로 활용돼야 하는 만큼, 지원센터는 범부처 성격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