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그에 걸맞은 평가와 보상이 돌아가게 하겠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세 달 전 취임사에서 밝힌 첫마디다. 제대로 일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거다. 정지원 이사장은 거래소와 그에게 걸린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혁신성장을 추진하는 정부는 모험자본을 원활하게 공급해주는 역할을 자본시장에 요구해왔다.
지배구조 개편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를 남겨놓았다. 먼저 직원 동요를 최소화해야 한다. 코스닥시장본부 개편에 따른 인사조치는 해당직원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
코스닥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거래소 산하가 아닌 자회사로 독립시키는 안과 관련해 정지원 이사장은 "완전 분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 만족에 방점을 찍었다.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다.
정지원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임직원과 대화에 나섰다. 여기서 여러 요구를 받아들였다. 불필요한 보고문화 개선이나 임직원 스포츠 관람, 일·가정 양립(주말 및 시간외 근무 자제), 복장 자율화(매주 금요일 캐주얼데이 정착)가 대표적이다. 신입사원에게 휴가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부서별 서무직원에 대해서는 업무량을 줄여준다.
정지원 이사장은 이처럼 취임 초기부터 소통에 집중해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과거와 달리 직급이나 기수별로 수평적으로 모아서 만난다는 것이다.
정지원 이사장은 취임 후 서울과 부산 사옥에서 '토크콘서트'를 두 차례 진행했다. 매니저급 이하 직원이 소신껏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인사부 담당자나 부장급 간부는 이 자리에 들이지 않았다.
외부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시무식이 끝나자마자 부산 외주직원 40명을 만나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정지원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으로 학교에 다니면서 행시(27회)에 합격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감독정책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상임위원, 한국증권금융 대표를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