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클로이 김이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1차 시기 점수로 금메달을 확정한 뒤 3차 시기를 앞두고 남긴 트윗이다. ‘천재 스노보드 소녀’가 처음 출전한 올림픽을 대하는 자세다. 설상의 압도적인 기량은 ‘급’이 달랐고, 스노보드를 벗으면 18세 소녀의 ‘차원’이 다른 천진난만함이 묻어났다.
클로이 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예고된 슈퍼스타였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 스노보드 소녀’로 불렸다. 15살인 2015년 동계 엑스게임 사상 최연소 우승, 여자 선수 최초로 ‘100점 만점’을 받은 클로이 김은 대회 직전 ‘차세대 올림픽 영웅’으로 뽑혀 ESPN 매거진 표지모델을 장식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는 나이 제한 탓에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을 뿐, 당시 기량도 이미 ‘금메달감’이었다.
국내 팬들에게는 더 친근하다. 재미교포인 클로이 김은 부모가 모두 한국인이다. ‘김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있다. 아버지 김종진씨의 손을 잡고 처음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올림픽 정상에 오른 클로이 김은 기자회견장에서 세계 언론의 엄청난 관심을 받은 최고의 인기 스타였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클로이 김은 쏟아진 질문에 재치 있는 답변으로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등 기자회견 자체를 마냥 즐겼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인형을 쓰다듬으며 귀여워했고, 옆 자리에 앉은 동메달리스트 아리엘라 골드(미국)를 향해 노래를 흥얼거리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클로이 김은 “지금 너무 배고프다. 제일 먹고 싶은 건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하와이안 피자”라며 웃는 솔직함을 보인 뒤 “올림픽은 어릴 때부터 꿈이었고, 4년간 기다려왔기 때문에 긴장과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가장 좋은 결과를 들고 돌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진지하게 우승 소감을 전했다.
평창 대회는 클로이 김에게 첫 올림픽 금메달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한국인의 핏줄이 흐르는 부모의 나라에서, 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펼치며 금메달을 딴 것. 클로이 김은 “아버지께서 많은 걸 희생하셨다. 딸이 스노보드에 열정을 가졌다는 이유로 일도 그만두고 따라다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오늘은 가족을 위한 경기였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또 “오늘 할머니가 보고 계실 줄은 몰랐는데, 2차 시기에 계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부턴 할머니를 위해, 즐기실 수 있도록 연기하고 싶었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하면서도 “할머니와 쇼핑 갈 것을 생각하니 벌써 기대된다”며 18세 소녀답게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