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물러갔던 한파가 또다시 평창을 덮친 일요일 오후. ‘남자 15km + 15km 스키애슬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를 찾은 일본인 가츠미 분이치(41)씨는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진 칼바람을 피하기 위해 우연히 들어간 KT의 ‘5G ICT존’에서 뜻밖의 신세계를 만났다.
가츠미씨의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은 바로 KT가 평창 일대에 구축한 5G 네트워크로 구현된 ‘옴니뷰(Omni View)'서비스다. 옴니뷰는 다(多)시점 스트리밍으로 경기 중 시청자가 원하는 다양한 시점의 실시간 영상과 경기 정보를 5G 태플릿PC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가츠미씨는 “일본도 2020년에 도쿄올림픽이 열릴 예정으로, NTT도코모가 5G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5G 기술이 이런 재미있는 기술인 줄은 몰랐다”고 감탄했다.
크로스컨트리는 60여명의 선수가 일제히 스타트지점을 출발해 긴 코스를 돌기 때문에 현장에 가도 출발하는 모습과 골인하는 순간만 볼 수 있다. TV 중계 화면으로는 원하는 선수를 찾기도 쉽지 않아 경기 관람이 제한적인 대표적 스포츠로 꼽힌다. 크로스컨트리가 북유럽에선 '국기'처럼 통하는 최고의 인기스포츠지만 국내에서 생소한 종목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5G기술은 이러한 제한을 모두 없애준다. KT는 5G 기술을 적용해 원하는 선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볼 수 있는 옴니뷰 서비스를 선보이며 스포츠 관람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KT의 옴니뷰 서비스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착용하는 경기복에 부착된 GPS 센서와 평창 일대에 구축된 5G 네트워크,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5G·와이파이(WiFi) 카메라 15대와 삼성전자의 5G 태블릿PC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실시간 중계해준다.
5G 태블릿PC에 설치된 앱을 클릭하면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화면 오른쪽 하단에는 참가 선수 리스트가 뜨는데, 보고 싶은 선수를 클릭하면 화면 중앙 하단에 선수 정보가 나타난다. 선수정보 창 속의 동영상 표시를 누루면, 경기장에 설치된 15개의 카메라가 그 선수만을 비춰주고, 그 옆 3D 표시를 누루면 해당 선수가 가는 길목이 3D 입체 영상으로 재생된다. 선수 시점에서 경기를 보고 싶을 때 클릭하면 된다. 3D로 재현된 경기장 영상은 다양한 실감 서비스로도 체험할 수 있는데,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하면 가상현실(VR)에서 실감나는 경기를 즐길 수도 있다.
윤종국 KT 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옴니뷰는 게임하듯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5G의 대표적 서비스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평창 올림픽은 전세계의 5G 시대를 여는 ‘열쇠’와 같고, 대한민국 5G 서비스의 데뷔 무대”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의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기반으로 세계최초 상용 서비스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