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 제96조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18년 2월)를 8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부터 올해 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시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9%를 기록했다. 2016~2018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인 2.0%에 근접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국내경기의 회복세 확대에도 1%대 중반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기조적 물가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소비자 물가상승률보다 근원인플레이션이 우월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때문에 근원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하회하는 것에 대해 소비자물가의 오름세 둔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향후 물가 움직임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근원인플레이션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일시적 물가 교란요인의 원천이 다양한 상황에서 하나의 지표만으로 기조적 물가흐름을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차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규제 가격이 제외된 근원인플레이션은 국내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GDP갭률에 약 3분기 정도 후행했다"며 "이는 GDP갭률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점차 가시화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근원인플레이션 지표를 통해 살펴본 기조적 물가흐름은 2%를 소폭 하회(규제가격 제외 기준)하는 수준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아진 유가수준에 따른 가격인상 압력, 국내 및 글로벌 경기 개선세 지속 등은 향후 기조적 물가의 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초 공급측 물가상승의 기저효과로 당분간 다소 낮은 오름세를 보이겠으나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경기와 물가의 관계 약화 가능성 등은 물가 오름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움직임 등으로 향후 물가경로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점을 감안해 이들 요인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